• 사우디 생활 단점
  • 조회수: 577 | 2024.04.17

사우디 생활 단점

 

 

안녕하세요. 만널이입니다.

여기는 오늘부로 라마단이 끝이 났어요. 사우디 동료들은 약 10일간의 공휴일 휴가를 갔어요. 저는 밤 근무라 공휴일에도 일을 하지만 그 대가로 추가 연차를 받을 예정이라 기분 좋게 일하고 있어요.ㅎㅎ

 

한국은 이제 완전히 봄이죠? 여기는 날씨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어요. 한국은 벚꽃이 예쁘게 폈던데 여기는 꽃을 볼 일이 없어서 너무 아쉽네요.

 

 

지난주에 업무 관련 스트레스에 대해서 말씀드렸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사우디에 살면서 느끼는 단점들에 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벌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커요. 한국에선 집에서 바퀴벌레를 볼 일이 없었는데 여기는 숙소가 오래돼서 수시로 만날 수 있어요. 그나마 크기가 작고 주로 시체들을 많이 봐서 다행이긴 한데 가끔 정말 큰 놈들이 살아서 돌아다니는 걸 볼 때는…ㅠㅠ

 

그래도 다행인 점은 아직까진(?) 방에는 출몰하지 않고 부엌에서만 본다는 거예요.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부엌 벽 뒤가 뚫려 있는데 거기를 통해 옆 방에 있는 놈들이 넘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제 옆 방엔 아무도 안 살아서 관리가 안 되는 거 같아요.ㅠㅠ

 

또 딱 한 번이었지만 집 문 앞에서 정말 큰 쥐를 본 적도 있어요. 비닐봉지를 든 채로 문을 열려고 하는 찰나에 봉지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밑을 봤더니 정말 제 주먹만 한 쥐가 찍찍대고 있었어요. 너무 놀라서 복도를 따라 도망갔는데 쥐새끼가 계속 따라오더라고요.

 

반대편으로 뛰어도 따라오고… 그러다가 복도에 있는 어떤 사람 신발 안으로 쏙 들어간 사이에 후다닥 집에 들어와서 문을 닫았어요. 쥐새끼가 저를 기다린 걸까요.?? ㅋㅋㅋ 다행히 그 이후로 마주친 적은 없지만… 그땐 정말 이 환경이 너무 싫었어요. 또 각종 조그마한 벌레의 사체를 부엌에서 볼 때마다 기분이 우울해진답니다.

 

한 번은 여행을 갔다 왔는데 싱크대에 날파리 같은 애들이 열 마리 넘게 죽어 있었어요. 또 제 동료 중 한 명은 변기 뚜껑을 열었는데 그 안에 뱀이 딱!!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건물 주변으로 나무와 풀이 심겨 있는데 그래서 집에 있어서는 안 되는 놈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세탁기 관련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건물 층마다 세탁기가 있지만 멀쩡한 게 잘 없어요. 고장 나도 부품이 없다고 수리되지 않아요. 세탁기 자체도 굉장히 오래됐고 더러워요. 세탁실도 더러워서 들어가고 싶지 않을 정도예요. 청소하는 직원들이 왜 세탁실은 깨끗하게 청소를 안 하는 걸까요… 근데 더러운 건 둘째 치고 대부분이 작동 자체가 잘 안 돼요.

 

그나마 건물 4층에 깔끔하고 작동이 잘 되는 세탁기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는데 문제는 다른 건물에 사는 사람들까지 다 이걸 이용한다는 거예요. 주말엔 세탁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그리고 여러 작업복, 유니폼 등 정말 많은 사람의 다양한 옷들이 이 세탁기를 통해 세탁되는데 누구도 세탁기는 청소하지 않아요. 세탁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옷을 더 깨끗하게 입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요즘은 집 화장실에 개인 세탁기를 사서 놓을까 하는 생각도 하는데 제가 언제까지 여기 있을지도 모르는데 큰돈은 또 쓰기 싫어서 고민 중이에요.

 

 

또 다른 단점은 거주 환경이에요. 기숙사가 병원 가까이 있어서 걸어서 출퇴근할 만한 점은 좋은데 병원 자체가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서 시내에 나갈 때마다 택시비가 많이 들어요. 시내에는 버스가 있지만 노선이 별로 없고 우리나라처럼 구석구석 다니지 않아요.

 

그래서 버스로 원하는 목적지에 가기가 상당히 어렵고 날씨가 뜨거워서 걷지도 못할뿐더러 날씨가 선선해도 횡단보도 자체가 잘 없어서 길을 건너기가 참 힘들어요. 제가 여태까지 20개국 이상을 여행했는데 사우디는 대중교통 이용과 두 다리로 걸어 다니기가 상당히 어려운 나라 중 하나예요.

 

또 여긴 한국처럼 퇴근하고 근처 맛집 가서 밥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죠. 우선 제 병원은 앞이 그냥 허허벌판이고 차로 10분, 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가면 현지 식당 몇 개를 만날 수 있어요. 병원 근처가 아닌 시내에서도 여러분들 자주 가시는 송리단길, 성수동에 있는 개성 넘치는 식당들이나 맛집 골목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어요. 보통 식당들은 비싼 고급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아랍 식당,  아시아 식당이 전부예요. 그나마 한식당이 새로 오픈해서 저로서는 다행이죠. ㅠㅠ

 

해외 나갈 때마다 Exit-Reentry 단기 혹은 복수 비자를 계속 발급받아야 하는 것도 불편해요. 휴가 결재를 올려서 승인이 나면 비자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고 비자 결제까지 하면 비자 승인이 나오고 이게 있어야 해외로 출국할 수 있어요.

 

근데 한 번 나가는데 단수 비자가 약 7만 원이 들어요. 복수 비자는 3개월에 약 18만원 정도이고요.

 

저는 이 환경이 너무 답답해서 분기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가는 데 갈 때마다 비자 비용 내는 것도 부담이에요. 택시비 또한 만만치 않고요. 예를 들어 집에서 공항까지 대중교통은 당연히 없고 친구가 택시보다 싸게 태워주는 데도 왕복 7만 원이 들어요. 

 

 

또 이곳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가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에요. 저는 술은 안 마셔서 술이 없는 건 참을 수 있지만 남자의 소울 푸드인 돈가스와 제육을 먹을 수 없다는 건 정말 치명적이에요. 삶의 활력을 잃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가장 가장 큰 단점은... 병원 전체에 한국인이 저뿐이라는 거... 안 그래도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서 지내는데 여기서 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조차 없으니 외로움이 커요. 저는 뭐든 혼자 잘하고 외로움을 잘 느끼지 않는 성격인데요.

 

그런데도 한국인 친구가 없다는 건 좀 아쉬워요. 다른 나라 동료들은 숫자가 많아서 커뮤니티도 형성돼 있는데 저만…ㅠㅠ 동료들과 친하긴 하지만 제가 영어를 한국어만큼 구사하지 못해서 한국인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마음을 터놓고 얘기는 안 되더라고요.

 

그나마 리야드에(사우디 수도) 일하고 있는 친구 몇 명이 있어서 그 친구들과 가끔 얘기하고 자주는 아니어도 리야드에 놀러 가서 만나니까 외로움, 우울함이 좀 나아지더라고요.

 

근데 친구들이 일이 아주 힘든가 봐요. 다 올해까지만 하고 떠날 계획을 하고 있어서... 제가 내년에도 여기서 일하게 되면 그땐 정말 저 혼자 남을 텐데.. 아주 슬플 거 같아요.

 

혹시 사우디에 계시는 분 있으시면 너스케입 쪽지든 제 블로그 댓글이든 연락 주세요. 친구 해요.ㅎㅎ

 

오늘은 사우디에서 1년 넘게 살면서 제가 느낀 단점들에 관해 얘기해 봤는데요. 쓰고 보니 여기 왜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

 

 

근데 장점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 장점들이 지금 저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이라

당장은 여기에 지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로 인해서 이제 사우디 취업을 아무도 생각 안 하실 거 같은데요?? ㅋㅋㅋ 제가 있는 곳에 대한 얘기지 다른 지역, 다른 병원에 근무하시는 분들에 대한 얘기는 아니니 그냥 참고 정도만 해주세요.

 

저는 제 환경밖에 몰라요…ㅎㅎ

다음번에 또 다른 이야기로 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만널이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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