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마단 카림(Ramadan Kareem)!
  • 조회수: 107 | 2024.03.15

라마단 카림(Ramadan Kareem)!

 

 

 

안녕하세요. 만널이입니다. 벌써 3월이네요! 한국은 이제 날이 많이 풀렸겠죠? 

 

여기도 요즘은 한국의 봄 날씨와 비슷해서 밖에 돌아다니기 좋아요. 전 최근에 휴가를 다녀왔는데 놀다가 와서 그런지 업무 적응이 잘 안되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생소한 이슬람의 문화 중 하나인 라마단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며칠 전부터 라마단 기간이 시작됐는데요. 라마단이란 무슬림들이 매년 갖는 금식월로 1년 중 가장 신성한 달에 진행이 돼요. 보통 한 달 정도 라마단이 진행되는데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음식과 물을 섭취하지 않아요. 목으로 아무것도 넘기지 않아요. 낮에는 식당도 영업을 하지 않고 저녁 6시가 돼야 문을 열어요. 금식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경험해 보고 금식 기간 동안 비축해 둔 음식을 서로 나누면서 자선을 베풀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해요.

 

‘카림(Kareem)’은 ‘고귀하다’는 뜻인데요.

‘라마단 카림’은 ‘라마단 잘 보내세요’ 정도의 인사로 쓰여요.

 

 

라마단 기간 동안엔 많은 것들이 변하는데요 우선 근로자의 입장에서 근로 시간이 변해요.

 

원래 정규 근무 시간은 7am~4pm으로 총 9시간인데 9am~2pm 혹은 10am~3pm으로 하루 5시간 근무로 바뀌어요. 물론 무슬림만 해당됩니다. 비 무슬림인 저는 해당 사항이 없이 출퇴근 시간이 똑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슬림 직원들이 단축 근무를 하기 때문에 수술 스케줄도 단축 근무 시간에 맞춰져요. 10시에 수술을 시작하기 때문에 7시에 출근을 하지만 약 3시간 동안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수술 스케줄도 평소 절반 정도로 줄어들어요. 개꿀이죠??ㅎㅎ

 

대신 무슬림들이 금식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일하면서 평소보다 조금 예민해지기도 해요. 또 오늘은 한 무슬림 동료가 10시에 근무인데 10시 30분에 왔더라고요. 왜 늦었냐고 물어봤더니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운전 연수를 받고 오느라 늦었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늦게 와도 뭐 다들 그러려니 하고요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어요. 라마단 참 좋죠? ㅎㅎ 물론 비 무슬림 직원들도 그동안 오버타임을 했지만 돈으로 못 받고 시간으로 적립한 게 많은 사람들은 그 시간만큼 오전에 늦게 출근하기도 해요.

 

또 비 무슬림 직원들은 근무 시간에 한 시간의 점심 휴게 시간을 갖는데요.

보통 때는 편하게 병원 내 카페,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거나 탈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지만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들의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비 무슬림 직원들도 그들 앞에서 먹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요. 물조차 마시지 않아요. 물론 병원 내 카페와 편의점도 당연히 열지 않아요.

 

오로지 병원 식당에서만 유일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휴게 시간에 거기에 가서 밥을 먹거나 기숙사에 가서 먹고 와요. 개인적으로 주말에 낮에 시내에 나가서 카페도 가고 외식도 하는데 라마단 기간에는 낮에 나가도 문을 연 곳이 아무 데도 없어서 생활하는데 좀 불편하기는 합니다. 음식과 상관없는 쇼핑몰 등도 거의 대부분의 곳이 문을 닫아서 진짜 갈 데가 없어요.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보통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새벽 3시쯤에 먹고 기도하고 잠을 잔 뒤에 오전 10시까지 출근을 해서 5시간 동안 근무를 하고 저녁 6시까지 금식을 하다가 이후부터 밤 동안 먹고 기도하고 한다고 해요. 물론 예외도 있어요. 환자나 임산부, 영유아 등은 라마단 기간이라도 예외적으로 평상시와 똑같이 음식을 먹는다고 해요. 다행이죠.

 

 

 

금식 후 저녁 6시에 먹는 첫 끼를 ‘이프타(iftar)’라고 하는데요. 많은 식당에 사람들이 이프타를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식당에서도 많은 음식을 좀 더 저렴하게 준다고 해요.

 

한 달간의 라마단 기간이 끝나면 라마단이 끝난 걸 축하하는 공휴일이 약 2주간 시작되는데 이를 ‘Eid holiday’라고 합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모든 사우디 사람들은 2주간 휴가를 가요. 하지만 사우디 국적이 아닌 무슬림(말레이, 인도 등), 비 무슬림 직원들은 4일간의 휴가를 받아요. 무슬림이라도 사우디 국적이 아닌 동료들은 2주를 쉬지 못하더라고요.

 

비 무슬림인 직원들은 이 공휴일에 쉬는 대신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이유는 이때 일을 하면 나중에 연차로 적립을 해주거든요. 작년에 제 프리셉터는 공휴일 4일 중 2일간 일을 했는데 7일의 추가 연차를 받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일하겠다고 신청을 했습니다.ㅎㅎ

 

오늘은 라마단에 대해서 간략히 얘기해 봤는데 어떠셨나요?

 

그런데 같은 중동 국가라도 나라마다 사람들이 라마단을 대하는 차이가 있다고 해요. 아랍에미리트에 사는 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거기는 식당도 다 문을 열고 무슬림들 앞에서 음식을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거기는 돼지고기랑 술도 합법적으로 판매를 하니까요… 사우디에 사는 저는 UAE가 사우디와 같은 이슬람 국가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비교해 보면 사우디는 정말 보수적이에요. 혹시나 중동으로 취업을 계획 중이신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사우디보다는 아부다비나 두바이로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국인이 살기엔 UAE가 훨씬 좋아요.

 

사실 오늘이 제가 사우디에 온 지 1주년 되는 날이기도 하고 이번 주말에 제 생일이 있기도 해서 겸사겸사 아부다비랑 두바이에 놀러 가려고 해요. 비행기도 10만 원밖에 안 하고 거리도 한 시간 거리라서 생일을 맞아 맥주도 한잔 하고 돼지고기도 실컷 먹고 올 생각입니다.

 

돼지 국밥 파는 한식당도 알아놨어요.ㅎㅎ 소소한 행복입니다.

아무튼 오늘도 제 이야기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음번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만널이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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