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 만널이는 뭐하고 살까?

안녕하세요. 만널이입니다.

저는 한국으로 약 3주간 휴가를 다녀왔어요.

한국은 말도 못 하게 추웠는데 여기 오니 선선한 가을 날씨가 됐더라고요.

또 오자마자 이틀 연속으로 소나기가 왔어요. 여기서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것도 처음 봤고 우산 쓰고 출근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ㅎㅎ 비 오는 사진을 찍었는데 이곳이 정부 기관 시설이라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서 사진 공개를 못 하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여긴 이런 게 매우 민감합니다.

지난번에 업무에 대해 얘기해 봤으니 오늘은 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 곳에서의 생활은 한국에 비해 많이 단순해요.

지난번에 설명했듯이 큰 울타리 안에 모든 시설이 다 있는데요. 보통의 제 루틴은 퇴근 후 마트 들렸다가 집에 와서 밥 먹고 운동 가요. 가끔 카페 가서 글 쓰고요. 이게 끝입니다. ㅠㅠ 저녁에 시내로 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만 평일에 가긴 좀 부담스러워서 가지 않아요. 주말에는 친구 차를 택시 삼아 시내에 나가서 대형 몰을 구경하거나 대형 마트나 한인 마트에 들려서 장을 봐요.

또 fancy한 카페와 식당을 모아 놓은 특정 장소들이 있는데 그곳에 방문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여기는 서울 숲, 석촌 호수처럼 자연과 함께 산책하거나 성수, 송리단길처럼 골목골목을 걸으며 구경도 하고 맛집이나 카페에 가는 그런 일상을 즐길 수 없어요. 일단 해가 너무 뜨거워서 여유롭게 걸을 수가 없고요. 한국처럼 골목골목마다 예쁜 식당이나 카페가 있지 않아요. 그런 것들은 특정 장소에 모여 있는 느낌이에요. 또 어떤 거리들은 혼자 걷기에 좀 무서운 느낌도 들고요.

무엇보다 대중교통이 없어서 뚜벅이는 돌아다니기가 힘들어요.

사실 버스가 있지만…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서 바다 뷰 카페에 갈 수는 있지만 해변에 가려면 차를 타고 30분 정도를 가야 해서 마음먹고 가야 해요. 제가 있는 도시에 Ithra라는 복합 문화 공간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 딱히 생각나는 관광지가 없는 것도 좀 아쉬워요.

반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곳에서 일하는 게 좋은 기회이기도 해요.

제가 있는 담맘에서 두바이, 아부다비는 비행기로 한 시간 컷이고 카타르는 30분이면 가요. 유럽도 바로 옆이고요. 친구들 보면 터키와 이탈리아를 특히 많이 가더라고요. 직항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근데 여행 가려면 연차를 써야 하잖아요? 여기는 쓸 수 있는 연차가 많기도 하지만 제 부서의 경우 6주가 한 로타로 스케줄이 나오는데 한 로타마다 연차를 안 쓰고 4일의 오프를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오후 4시 퇴근이니까 수요일 저녁 비행기 타고 가서 수, 목, 금, 토, 일 이렇게 4박 5일 놀 수 있어요. 그리고 월요일에 late shift 신청해 놓고 아침에 늦잠까지 자면 개꿀이죠 ㅋㅋㅋ 혹시나 저랑 같은 병원, 같은 부서에서 일하게 되신다면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얼마 전에 두바이, 아부다비를 다녀왔는데 같은 중동인데도 불구하고 사우디와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대중교통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지도 보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원하는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게 감동이었어요. 사우디가 대중교통만 잘 돼 있었어도 여기저기 다니기 좋았을 텐데… 참 아쉽네요.

다음 달엔 리야드에 가서 친구들도 보고 축구도 볼 계획이에요. 최근에 사우디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많이 영입했는데요. 대부분이 수도인 리야드에서 뛰고 있어요. 안타깝게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지만 ㅠㅠ 호날두 경기를 관람할 예정입니다. ㅎㅎ

오늘은 사우디에서의 일상에 대해 간략하게 써봤는데요.

물론 제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제가 못 가본 도시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고요.

그저 1년 좀 안되게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전반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썼다는 거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저는 다음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만널이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3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