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ality를 바꾸는 아주 사소한 것들
  • 조회수: 8655 | 2014.04.23
어제 남편이 퇴원을 했다.
남편이 병원 신세를 처음 진 건 3월 28일.
새벽 5시 경 갑자기 일어나 나를 깨우며 가슴에 palpitation이 심하다고 했다.
그 이른 아침에 잠을 깰 정도의 palpitation이라면 뭔가 이상한 거다란 생각이 들어
얼른 손목을 통해 맥을 짚었는데 아무래도 심한 PVC runs이던지 A-fib 같았다.
서둘러 집에 있는 혈압기로 혈압을 쟀더니 다행히 혈압은 괜찮았고
HR도 90이 조금 넘는 정도. 그 길로 남편을 응급실로 보냈다.
들어가자마자 chest pain 으로 왔다고 말하라고 일러주었다.
어느 응급실이던 Chest pain과 SOB로 들어오는 환자는 제일 먼저 봐주는 법이다.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라는 내 말에 스트레스며 불안감을 느꼈을 남편.
응급실에 도착했을 땐 A-fib with RVR에 SVT로 맥박이 200대로 치솟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 날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MICU로 입원한 남편은
WPW(wolff parkinson white) syndrome을 진단받았다.
Heart 내 불필요한 extra electrical pathway의 흥분상태로 인해
부정맥이 생기는 질환? 질병으로 Cardiac ablation이 필요했다.
이전에도 이에 관련한 글을 한번 올린 적이 있는데,
남편이 MICU에 입원해 있는 동안 ICU엔 간호사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Tele nurse들이 helper식으로 float을 왔었고,
다른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경한 상태였던 우리 남편은 그네들의 차지가 되었다.
인계하는 걸 듣고 있으니 이 간호사들은 우리 남편이 도대체 어떻게 왜 입원을 한지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WPW syndrome이 무엇인지도 몰라했고, rhythm조차도 못 읽는 눈치였다.
MI 관련 12 EKG leads reading 수업을 받으면서 언급되는 것 중 하나이데....
입원당시 심했던 Tachy로 인해 남편의 EF는 40%로 떨어졌다.
그런 남편에게 간호사는 ACE inhibitor를 주며 "혈압약이다."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EF가 떨어져 주는 약을 가지고 혈압약이라고 설명해주니 남편은 헷갈려했다. (에효...)
응급처치가 끝난 남편은 Sotalol 이라는 약을 처방받고 나왔다.
그리고 한달간 복용을 하며 follow up을 했고, 그렇게 ablation 스케쥴을 잡았다.

 
아침 일찍 병원에 입원을 했다.
내 생리기간과 맞물려 있어 아침부터 내 컨디션은 정말 메롱이였다.
남편이 cath lab으로 들어간 시간은 아침 7시 반,
모든 procedure를 마치고 나온 시간은 세 시였다.
장시간 procedure를 해 지칠대로 지친 cardiologist가 나와 그런다.
문제의 그 electrical pathway가 심장의 anterior 쪽으로 치우쳐 있어
catheter를 세 번이나 바꿔 접근했는데도 catheter가 닿질 않아 ablation을 제대로 못했다고.
그래서 한 달 뒤에 다시 입원해서 trans-septal ablation을 해야겠다고 했다.
septal을 뚫고 들어가는 거면 septal rupture의 가능성은 어찌 되는거냐고 물으니
다행히 그럴 가능성이 많이 적다고, 더불어 본인이 많이 해봤던 시술이라 걱정말라고 했다.
sedation에서 깨어나 헤롱대는 남편에게 다음달에 한번 더 해야된대.....하니 긴 한숨을 쉬었다.
아마 울고 싶었을 거다. 오늘 마취했을 때 다 하면 안되는거냐고 묻는 남편에게
그 electrical pathway를 찾겠다고 2시간 넘게 A-fib이며 SVT를 유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거라고,
그로 인해 emboli라도 생기면 그게 더 무서운 거라고 다음에 다시 하자고 위로를 해주었다.
사실 나는 ablation보다 그 emboli가 더 무서웠다. ICU에서 worst scenario를 많이 본 탓이다.
시술후 Tele 병동으로 입원을 했다. 1박 2일 머물 예정인데, 알고 지내던 tech가
남편을 맡고 있는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말을 한다. 우리 남편 리듬이 junctional 이라고.
그래서 내가 "어디 리듬 좀 보자."하고 보니 PR이 short하고 PR segment가 올라간
전형적인 WPW syndrome 리듬이였다. 그래서 그에게 "이건 juctional 이 아니라 WPW 야."라고 설명하니
자기는 책에서 본대로 리듬을 읽고, 배운대로 읋을 뿐이라고... 이건 juctional이라고 우긴다.
말이 안 통하겠다 싶어 간호사에게 가 리듬을 보여주며 얘기를 해주었다.
더불어 이걸로 굳이 cardiologist에게 전화해 notify할 필요가 없다고 일러주었다.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데.... 기분이 많이 상했다.
모르면 배울 생각을 해야지 우기긴 왜 우겨.
 
그리고 또 한달후, 정확히 4일 전 남편은 재입원을 했다.

아침 일찍 또 cath lab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또 생리가 시작됐다.
지난 3일 근무를 마치고 난 뒤 off였는데, 그 3일 근무가 너무 힘들었던지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두고 남편은 이미 해봤던 절차?니 혼자 병원에 가서 시술을 받겠다고 했다.
그게 얼마나 서러운건데.... 하고 애드빌을 챙겨먹고는 따라나섰다.
이 병원에서 7년 가까이 일을 하다보니 정말 아는 얼굴들이 많아 병원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들 알아본다.
심지어 cath lab에서조차 모두가 알아볼 정도였다. 다행히 예전 SDU에서 같이 일했던 간호사가 있어
더 신경써 챙겨주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렇게 cath lab으로 들어간 남편을 두고 집에 다시 돌아왔다.
엠마를 데이케어에 보내고 다시 병원에 가 기다릴 요량이였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Cardiologist였다. TEE를 하면서 ablation을 하려고 했는데,
esophageal stricture가 너무 심해 scope을 삽입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TEE는 못하고 ablation만 하겠다고.... 그리고 시술 후 GI doctor를 불러야겠다고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왜 거기에 stricture가 있는거냐고.....가슴이 또 한번 쿵하고 울렸다.
제발 아니길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물었다. 무슨 mass effect같아 보이진 않았냐고.
esophageal cancer가 가장 무서웠다. 일단 말을 아끼는 의사는 두고보자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남편은 3시가 다 되어 병실로 전실했다.
ablation은 성공적이였고 남편은 큰 문제없이 회복하고 있었다.
EKG rhythm을 보니 P wave도 너무 정상적으로 잘 보이고 있다. 너무 다행이다.
병실로 올라온 남편은 여전히 NPO 상태였다.
의사가 hep lock 오더를 냈다며 간호사가 들어와 모든 IV fluid 를 제거했다.
GI doctor가 와서 남편을 살펴볼 때까지 NPO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예상했던 바다.
그런데 오기로 한 의사는 나타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그렇게 저녁 9시가 되었다.
하루종일 굶은데다 오후 3시부터 9시까지는 IV fluid 조차도 없이 NPO를 했다.
기분이 몹시 상했다. 오후 9시라 일단 집에 가서 엠마를 챙겨야 하니 짐을 챙겨 나오면서 간호사에게 말했다.
GI doctor가 올 것 같지 않으니 clear liquid던 IV fluid 라도 줘야 하지 않겠냐고.
분명 내일 Gastroscopy한다고 midnight NPO를 또 걸텐데 저 멀쩡한 사람 더 탈수되겠다고
좀 챙겨달라고 부탁하고는 집에 오니 그 사이 오더가 떨어졌는지 소다 마시게 됐다며 남편이 메세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그 날 자정부터 남편은 또 NPO에 걸렸다.
오전 11시에 예정되었던 EGD는 오후 14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됐고,
남편은 또 밤사이 IV fluid 없이 자정부터 오후 14시까지 IV fluid 없이 NPO를 했다.
정말 심하게 스트레스 받을 때나 나오는 욕이 입에서 나왔다.
"이 년들이 정말....."
아무리 젊고 멀쩡한 환자라지만 이렇게 신경 안 써도 되는건가 싶었다.
NPO 처방을 받을 때면 아침 일찍 7~8시에 시술을 하지 않는한 IV fluid 걸어주는건 너무 당연한 건데.
EGD 결과 심한 erosive gastritis & esophagitis 진단을 받았다. dilation 도 같이 했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돌아온 남편은 극심한 thrist를 호소했다. 그런 남편에게 ice chip을 계속 주고,
물을 주었다. EGD 바로 마치고 나왔을 때 간호사에게 clear liquid를 주어도 된다는 얘기를 들은 터다.
쥬스까지 마시고 난 남편은 이제야 좀 살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 내내 NPO만 계속하다가
겨우 몇 시간 쥬스나 물만 홀짝댄 남편은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다.
그래서 오후 7시쯤 인수인계하러 들어온 데이번, 나이트번 간호사에게 언제쯤 solid food를 먹겠냐고 하니
GI doctor가 올 때까지 기다리잔다. 언제 올 줄 알고......
그렇게 또 9시까지 기다렸는데, GI doctor는 올 생각을 않는다.
그래서 나오는 길에 나이트번 간호사를 불러 얘기를 했다.
GI doctor가 올 것 같지 않으니 page해서 내일 아침엔 적어도 solid food 먹이자고.
사실 그 날 저녁쯤에 diet를 advance해서 뭘 먹여도 될 일인데 간호사는 좀체 전화를 걸려 하지 않았다.
아니 왜!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남편은 regular food를 받고 행복!해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음식에 굉장히 예민해지는 법이다.
EGD까지 마친 남편은 소변이 붉게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곤 UA에서 RBC가 more than 100이 나왔고, 이에 nephrologist까지 출동.
renal ultrasound 검사까지 마쳤다. 남편에게 "다음엔 또 뭐야..."하고 물으니 나도 몰라~하고 시무룩해한다.
지난 2박 3일간 생각지도 못한 검사에 시술에 지칠대로 지친 남편은 이제 슬슬 망가져가기 시작하는
중년의 모습이였다. 많이 안타까웠다.
Cardiologist가 아침에 일찍 들러 protonix 처방전을 주고 갔다.
GI doctor가 너무 바빠 cardiologist를 통해 protonix 주자고 했단다.
남편에게 "참 어제 오늘간호사가 protonix 주디?"하고 물으니 그런 약 받은 적이 없단다.
"이 냔들이 정말!" 또 욕이 나왔다.
분명 어제 endoscopy unit에서 EGD 끝나자마자 gastritis, esophagitis 있었단 보고를 들었을텐데,
그 보고 듣고도 한번쯤 의사에게 전화걸어 protonix 주자는 follow up도 안했던 건가.
담당 간호사들이 신규라면 이해라도 하겠건만 몇 년씩이나 일해온 간호사들이 이렇게 허술할까 싶었다.
그리곤 고맙다는 말도 않은채 나는 남편을 퇴원시켰다.
 
집에 온 남편은 아직 가슴쪽이 불편하고 weak하다며 기운없어해했지만
모든게 성공적으로? 끝나 나름 편안해하고 있다.
그런 아빠가 얼마나 아팠는지도 모른채 엠마는 또 들러붙어 어리광을 부리고 업어달라 난리다.
남편과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남편은 cath lab에서 막 시술을 하고 나왔을 때
차가운 자신의 손을 쓸어만지며 이름을 불러주던 간호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 그 순간 잠에서 다 깨어나진 않았어도 많은 심정 안정이 되었다고.
그리고 그 손이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고 한다.
SDU에서 같이 일했던 간호사 Jean이였던 것 같은데, 나는 그녀가 병동에서도 그렇게
늘 나이든 환자들의 손을 쓸어만지며 조곤조곤 얘기해주고 간호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cath lab에서 본 간호사들이 가장 professional 했고, tele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는
남편의 말. medical field 경험이 없는 남편눈에도 그런게 다 보이나보다.
지난 며칠간 나는 정말 사소한 것들 몇 가지가 간호의 질을 확 바꿔버리는 상황을 경험한 것 같다.
 
정말 어제 오늘 남편과 나는 쉬고 싶단 생각만 했다.
5월에 10일 정도 휴가를 신청해두었는데, 그때 하와이 가서 쉴까 하니 남편이 그러자 한다.
사실 하와이 여행경비가 좀 부담되었기에 내년, 후년으로 자꾸 미루던 차였는데,
남편이 이렇게 아프고 나니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찌 될 줄 알고 이리 미루나....
그렇다고 돈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쉬고 싶을 때 쉬자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휴가가 approved 되는대로 하와이에 가서 한 일주일간 쉬어볼까 한다.
지금은 아침 6시. 동이 터온다.
여전히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한시름 놓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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