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rgent Care NP
  • 조회수: 1449 | 2018.08.06

Urgent care는 요즘 미국에서 한창 뜨는 미니 응급실이다.  병원 응급실은 환자들이 제일 가기 싫어하는 곳 중의 하나인데 그 이유는 의사를 보기까지 대기 시간이 아무리 빨라도 2시간이 넘고 진료비 청구서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다가 아파서 갔더니 EKG, 혈액 검사를 하고 세시간을 기다리다 의사가 내게 와서 어깨에 손을 얹고 어떻게 왔느냐고 물은 그 순간, 간호사가 응급상황이 발생했다고 의사를 낚아채 갔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3시간이나 기다린 의사가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을 그냥 보고 있다가 담당 간호사에게 나 이제 안 아프니까 집에 간다고 한 뒤, 말리는 간호사를 뒤로하고 집으로 와 버렸다.

 

그리고 한 달 후 우리 병원 응급실 방문 청구서가 날아왔는데 놀랍게도 거의 천 달러가 청구되었다 의사가 나를 진찰도 안 하고 어깨에 손만 얹었는데 내가 우리병원에서 paycheck을 받기에 망정이지 환자 불평신고 센터에 과다청구로 신고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미국에서는 이 응급실 문제가 하도 문제가 많아 응급실 관련 이슈는 늘 도마 위에 오르는 단골 메뉴이다. 이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준 게 응급실의 미니 버전 같은 Urgent care이다.

 

Urgent Care는 말 그대로 급한 일을 봐 주는 곳인데 별로 기다리지도 않고 Provider ( MD. NP. PA)를 볼 수가 있고 진료비도 응급실 진료비에 비할 수 없이 저렴하다. 그래서 미국 전역에 Urgent Care가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응급실에서의 기다림과 바가지요금에 넌더리가 난 환자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서 미국에서는 현재  아주 뜨고 있고,  인기가 많은 medical practice가 되었다. 이 현상은 최근 2-3년 새에 나타났는데 , 이곳에는 나같은 NP도 혼자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어서 난 기회가 되면 꼭 Urgent Care NP가 되고 싶었다. 의사들에게 환자를 보다가 모르면 전화로 물어볼 수는 있지만, 본인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야 하기에 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지런히 묻고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 매니저가 Urgent Care NP를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기에 난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 실력만 받쳐 주면 정말 해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아직은 urgent care에 오는 환자들 혼자서 보면서 진단과 처방을 척척 해낼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시간을 좀 주시면 실력을 좀 쌓아서 꼭 해 보고 싶어요” 하였더니 고맙게도 매니저는 일단 트레이닝을 받아 보라고 권했다. 나는 트레이닝을 받겠다고 좋아라고 대답을 했다. 

 

Urgent care에 가서 거기서 일하는 의사나 NP에게 Formal training을 받았으면 하는 데 갑자기 Urgent care로 출근하라는 연락이 왔다. 정말 기뻤지만, 본인의 실력을 아는 나는 “하고는 싶지만 정말 자신이 없다”고 대답을 했더니 닥터 A가 옆에서 잘 가르쳐 줄 테니 걱정 말고 출근만 하라고 해서 무작정 출근을 했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첫날 8시간 동안 8명의 환자를 의사와 함께 보았다. 난 새로운 것을 정말 많이 배워서 속으로 아주 신이 났다. 그리고 며칠 후 또 한 번 의사와 근무를 하였는데, 의사 A는 자꾸만 내가 처음 Urgent care NP 하는 사람 같지 않고 정말 일을 잘한다고 자꾸 추켜 세워줘서 나는 속으로 이렇게 추켜 세워주고 금방 혼자 일하라고 하려나 보라는 생각 때문에 속으로 몹시 불안하였다. 내 짐작은 맞아떨어졌다. 며칠 후 urgent care로 출근하라고 하면서 의사는 이제 안 오니까 알아서 하고 모르는 것은 전화하면 된다고 하였다. 원래 트레이닝은 열흘을 시켜주기로 해 놓고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속으로는 내가 얼마나 일을 잘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acute 환자를 의사 없이 혼자 본다는 데 대한 기대감, 설렘도 있어서 해 보겠다 하였다. 그리고 자꾸 싫다고 못 한다고 하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데 앞으로는 기회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최근에 읽은 한 구절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무슨 일을 새롭게 시작할 때 너무 완벽하게 준비를 한 다음에 시작하려 하지 말고 준비가 좀 부족한 듯싶어도 일단 시작을 해 보면 길도 보이고 또 생각보다 너무 어렵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 너무 기다리지 말고 원하는 일이 싶으면 시작을 해보라는...… 그래, 일단 해 보고 못한다고 해도 늦지 않아.....일단 해 보는 거야. 

 

나는 매니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신 없어 하는 내게 매니저가 한마디 했다. “신졸 NP 들도 트레이닝 좀 받으면 그냥 혼자 해요. 당신은 그런 사람들보다 훨씬 나아요.” 맞다, 경력이 많지 않다고 해도 내가 신졸 NP 들 보다는 낫겠지. 나는 자신을 위로했다. 

 

이렇게 하여 나는 얼결에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Urgent care NP가 되었는데 해 보니 내가 힘을 얻은 구절에서처럼 그렇게 엄청나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고 아직도 겁이 많이 나긴 하지만 새로운 환자를 볼 때마다 배우는 것도 많고 그에 따라 내 임상 실력도 느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재미가 있고 everything이 exciting 하였다. 

 

내 실력을 나만큼이나 잘 아는 선생님 닥터 발레리는 처음에는 나처럼 많이 걱정하시면서 할 수 있겠냐고 하셨다. 나는 자신은 없지만, 너무 해보고 싶은데 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선생님은 대답 대신 씩 웃으셨는데 그 미소 속에 나에 대한 우려와 대견함이 함께 배어 있었다. 나는 같이 웃으면서 “나 정말 excellent 한 urgent care NP 되고 싶어요.” 하고 대답했다.  의사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하면서 또 다른 경력자 NP, PA에게 물으면서 혼자서 첫 근무를 무사히 마친 다음 날, 안심이 안 된 선생님은 어떤 환자들이 왔었냐고 자세히 물어 보셨다. 나는 이런저런 환자들이 와서 잘 모를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그래도 무사히 마쳤다고 말씀을 드리니 나를 대견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작한 지 몇 달 되었기는 하지만  파 타임으로 듬성듬성 일하기 때문에 잘하려면 아직 멀었고, 환자를 보면서 “이 환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루는 내가 잘 가던 곳이 아닌 아주 먼 곳에 가서 일을 해 줄 수 있겠냐기에 여하튼 경험이 많이 필요하니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주소를 받아보니 너무 멀어서 아침에 우리 집에서 갈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하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못가겠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우버를 보낼 테니 걱정 말고 출근만 해 달라고 해서 “황송합니다.”하고 출근을 했다. 그랬더니 바로 그날 환자가 30명이나 몰려와서 너무 정신이 없고 바쁘고 힘들어서 다시는 여기 안 온다고 다짐을 하고 왔다. 30 명이 왔지만, 그동안 내가 많이 보았던 유형의 환자들이 많이 와서 환자를 보는 데는 별로 스트레스는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나를 본 사람들이 요새 무슨 큰 좋은 일이 있는 사람처럼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말해 주어서 나는 속으로 많이 놀랐다. 아마도 내가 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기쁨이 큰 데서 오는 것 이리라. 

 

Urgent Care가 바쁜 곳은 40명도 더 넘게 온다고 하는 데 나는 매니저에게 내가 익숙해져서 환자를 다른 사람처럼 빨리빨리 잘 보면 바쁜 곳에도 가겠지만 지금은 좀 한가한 데로 보내 달라 하였더니 “그러마.” 하면서 고맙게도 환자가 그렇게 많이 안 오는 데로 보내 주는 배려를 해 주었는데, 하루에 30명을 보고 나니 힘들어서 휙 넘어갈 지경이었다. Urgent Care에는 응급실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도 응급실 가면 기다린다고 싫다고 내게 봐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나는 NP이고 당신은 전문의가 당장 보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환자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것도 내 일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Urgent Care NP가 되고 나니 공부할 게 정말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어서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어쩌랴? 이리 힘들어도 내가 해 보고 싶은 것을………… 

 

이렇게 엉겁결에 그토록 하고 싶던 분야에 발을 들였는데 그 계기는 내가 처음 본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러 나섰다가 연결이 잘 되어서 이렇게 된바, 남을 도와주는 것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다시금 떠 올랐다.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구글
  • 네이버블로그
로그인 후 댓글 읽기 및 등록이 가능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