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보훈병원 “가정에서 병원처럼” 가정호스피스 정미란 선생님
  • 조회수: 736 | 2019.06.14

이번 호에서는 부산보훈병원 호스피스 사업실에서 근무하시는 정미란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혹은 호스피스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들은 가정호스피스 간호사에대해 궁금증이 많으실텐데요.

가정호스피스 전문간호사에대해 상세히 얘기해주시고 소개해주신 정미란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보훈병원 호스피스 사업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미란 간호사입니다.

2007년 입사하여 심장내과 3년, 호흡기내과 5년, 신경과 2년, 호스피스 병동 1년 근무를 했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를 하면서 호스피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어 현재 호스피스 전문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 가정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를 하면서 본인의 마지막 여생을 가정에서 보내고 싶어 하시는 환자분들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막상 가정 퇴원이 결정되어도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는 병원이 아닌 가정에서 지낸다고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가정으로 퇴원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본원에서 가정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할 호스피스 전문간호사가 필요하여 제가 지원하게 되었어요.

 

  

 

3. 가정호스피스 전문간호사라는 직업군이 생소한데, 간호사로써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정확한 명칭은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예요.

호스피스 전문간호사들 중에 저는 가정에 계시는 호스피스 대상자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고요.

가정호스피스는 말기 암 대상자들이 가정에서 의사, 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 호스피스 팀이 방문하여 신체, 정신, 사회, 영적 돌봄을 제공하여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며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말해요.

가정호스피스팀의 역할은 통증 및 증상관리, 튜브류 교환 및 관리, 채혈 및 검사, 교육, 개인 및 가족 상담, 영적 돌봄, 아로마요법 및 음악요법 등 호스피스 프로그램제공, 장비대여, 24시간 전화상담, 사별가족 돌봄 등이에요.

 

  

 

4. 임상간호 업무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장, 단점이 궁금해요

 

▶제가 경험을 해봤던 입원형 호스피스와 가정형 호스피스를 비교를 해 보면, 입원형 호스피스는 항상 의료진이 상주해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닥쳤을 때 불안해하는 경우가 적고, 통증이 있을 시 즉시 주사 투여가 가능한 점, 완화의료 도우미가 3교대를 하며 항상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소진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어요. 단점은 한 병실에 있는 환자분이 임종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고 그런 것을 보게 될 때 본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환자분은 충격을 받기도 해요. 또,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섬망 증상이 심해지기도 해요.

그리고 가정형 호스피스의 장점은 환자에게 익숙한 장소인 가정에서 지낼 수 있어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고 실제로 제 경험에 비춰보면, 말기 암의 대략 80%에서 나타나는 섬망 증상이 가정에서의 빈도는 훨씬 낮았어요. 단점은 가족의 소진과 의료진이 항상 함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클 수 있어요. 그래서 지속적인 교육 및 지역사회 연계, 24시간 전화상담 등으로 불안감이 감소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5.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경험 또는 공개가 가능한 사례가 있으실까요?

 

▶많은 환자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2017년 흉선 암, 폐 전이 등 말기 암을 진단받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신 70대 후반의 남자 환자였어요.

호스피스 병동에 1년동안 입퇴원을 반복하셨고 가정으로 가고 싶었지만 한 번도 가정으로 퇴원을 못해 환자의 마지막 소원이 가정으로 퇴원해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었어요. 지역은 부산에서 조금 떨어진 경남 양산으로 편도 1시간이 조금 넘는 먼 거리였지만, 환자를 도와드리기로 결정하고 주 2~3회 정도 꾸준히 방문을 했어요.

환자분은 대기업 이사 출신으로 성격이 굉장히 고지식하고 조용하며, 강직하신 분이셨고, 부인은 가정주부로 50년을 지내시고 활발하고 여행도 좋아하시는 성격으로 두 분은 젊은 시절부터 성격차이로 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셨어요.

가정으로 퇴원 후 처음 생활할 때도 부인은 환자를 돌보는 것에 힘들어했고 환자는 그런 부인의 눈치를 보기도 하고, 부인의 말과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시기도 했고요.

그러나 호스피스 팀의 지속적인 가족 상담과 이벤트(기념일 챙기기, 손편지 전하기) 등을 통해 차츰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이해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어떤 날은 제가 방문을 드리니 환자 부인이 환한 미소로 저에게 남편이 많이 바뀌었다고 자랑(?) 하시는 거예요. “다리가 부어 걷기도 쉽지 않은데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고 모닝커피도 타주고, 설거지도 함께 했어요. 이런 거 처음 같이해보는데 참 좋네요”.

이렇게 가정에서 2달가량 지내시다 컨디션 악화 및 호흡곤란 증가로 응급실 내원한 후 3일 만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하셨어요. 이렇게 환자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드리며, 가족의 화해를 도울 수 있어 뿌듯했답니다.

 

  

  

 

6. 업무에서 느끼는 가장 큰 고충사항과 뿌듯함을 느끼는 보람의 순간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업무에서 고충사항은 현재 가정호스피스 간호사가 한 명이어서 너무 많은 인원을 보기 어렵다는 점과 24시간 전화상담을 하고 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나, 부득이하게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일 때 상담을 제대로 해드리지 못하는 점이에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임종을 앞둔 경우 병원에서 임종을 할지 가정에서 임종을 할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지속적인 임종 교육, 영적 돌봄, 사후 처치 교육 등을 통해 환자 및 보호자의 불안감 감소로 가정에서 임종을 하실 수 있게 도와드릴 때와 저희 팀의 노력으로 가족의 화해를 이끌어냈을 때예요. 솔직히 보람이 되는 순간은 너무너무 많아요.

 

 

7. 간호사로써 이 업무에 잘 맞는 요소(경험, 경력, 성격, 기혼자/미혼자 등)가 있을까요?

 

▶웃음이 많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간호사라면 누구나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돼요.

 

 

8. 소진이 많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진 관리의 팁이 있을까요?

 

▶솔직히 임종의 순간이나, 조문을 실제로 가면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도 많아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주 2~3회 항상 함께했던 환자분을 다시 뵐 수 없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들기도 하고요. 사별 1개월 이내 사별가족을 방문을 드리고 있는데 주 돌봄 보호자와 대화를 나누고 어떨 때는 껴안고 함께 울기도 하고, 환자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마음이 훨씬 후련해지고 편안해 져요. 저는 이렇게 소진 관리를 하는 것 같아요.

 

 

9.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실까요?

 

▶가정호스피스를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가정호스피스 제도에 대해 널리 알려 말기 대상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10. 후배 간호사 또는 간호학 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후배 간호사들을 보면 너무 이쁘고 밝아서 좋아요.

호스피스라고 하면 ‘무섭고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에요.

여러분의 젊은 에너지를 저희 환자들에게 많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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