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안아름 선생님
  • 조회수: 3828 | 2018.08.20
이번 호에서는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에서 근무하시는 안아름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간호사로 근무를 하면서 임상 외 진로나 꿈에 대해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요.  간호사의 이야기와 꿈에 대해 동료 및 후배들을 향해 도움이 되고자 진심어린 이야기를 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1.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선님. 처음 만나게 돼서 기쁘고 설렙니다.

다들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시나요?

분에 시원한 팥빙수가 더욱 달콤하게 느껴지지만, 어서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뜨거운 여름에도 열심히 일하는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지만, 우리 함께 시원한 카페에 앉아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며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씁니다.

저는 안아름 간호사이자 작가입니다.

07학번으로 수원여대 간호과를 졸업했고, 그 후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그 동안 수술실, 중환자실, 내시경실, 인공 신장실, 알레르기 내과 PA로 일했습니다. 현재 낮에는 아주대학교 알레르기 내과 PA로 일하고, 밤에는 작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2. 그동안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셨고, 현재는 알레르기내과 PA로 근무 중이신데요. 근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알레르기내과에서는 주로 천식, 비염, 아토피피부염을 보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검사한 후, 면역요법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PA(Physician assistant)라는 직업이 사실 생소할 수 있습니다. 저도 여기 오기 전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으니까요. 주로 교수님의 진료를 돕는 일을 합니다. 저 역시 교수님의 외래처방보조 및 연구 보조를 돕고 있습니다. 각 과마다 PA가 하는 일이 다른데, 예를 들어 신경외과 PA는 교수님 회진 전에 수술 환자 체크 및 수술 전 환자 동의서 작성보조, 간단한 수술 부위 소독 등을 하더군요. 어떤 직장동료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듯이 어떤 교수님을 만나는지도 중요합니다.

 

 

3. 1년 미만의 신규간호사 이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10년 동안 임상에 있을 수 있던 선생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 간호사로 오래 일하는 원동력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부분은 제 이야기 말고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왜냐하면 저보다 간호사를 오래 하신 지혜로운 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난 서른 명의 간호사분들 중 15년 이상 오래 일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분들은 서로 닮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공통점이 간호사로 오래 일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첫째는 일하는 곳을 즐겁게 만들려 했습니다. 하루를 일해도 재미있고 신나게 일하려 했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늘 편하게 대해줬습니다. 실제로 그분들 주변은 평화롭고 온화한 분위기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그 선생님과 일하면 제일 편하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환자나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좋았습니다.

두 번째는 내가 일하는 곳이 최고라고 믿었고, 내가 하는 일에 최고가 되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같은 분야에 10년 이상 근무했음에도 여전히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일 욕심도 갖고 있었고 맡은 일에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맡게 된 일에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니까 일을 맡겼을 거야. 열심히 해보자!’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네 번째는 여행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타인을 더 많이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좋아하는 일을 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퇴근 후 피곤해도, 카페에서 글을 쓰는 게 가장 행복했습니다. 글을 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나 피곤함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님들의 지혜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고, 많은 선생님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4. 현재 하고 계신 하고 계신 업무 외에도 다른 내. 외부 활동이 있으신가요?

 

▶ 2016년 2월, 예스24 공모전을 시작으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비록 공모전에 떨어졌지만, 글을 쓰는 게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 작품이 <헬로우 약혼녀>였습니다. 그 후 <사랑하지 마세요 마왕님>으로 2017년 네이버 웹소설 본선에 올랐고, 카카오페이지 x 투유드림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달링에게 퐁당> 작품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토리투 방방곡곡에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올해 하반기 출간을 목표로 한 간호사 에세이 <10년 후 간호사>를 준비 중이고, 카카오 페이지에서 후르츠링 이라는 필명으로 로맨스 판타지 소설 <사랑하지 마세요 마왕님>을 독점 연재 중입니다. 그 외에도 간호사 웹소설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5. 간호사로 근무 중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셨나요?

 

▶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간호사로 입사한 이후 절필했습니다. 평소 일기 쓰는 걸 좋아했는데, 간호사가 되고 난 후, 일기에 항상 부정적인 말만 써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 그 글을 읽는 저 역시 힘들었기에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봐왔지요.

내시경실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그 당시 제가 일하던 내시경실에 마흔 살의 전공의 1년차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그 분이 제게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의사가 되기 전의 이야기였습니다. 공과대학을 나와서 삼성에 취직했는데, 매일 야근하는 부장님이 좋지 않게 보였다며, 자신은 그 부장님처럼 되기 싫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의대 편입시험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아름 선생님은 나중에 간호부장 할 거죠? 그래서 여기 있는 거잖아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이 제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때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잘 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여러 차례 시도하게 됐습니다. 더는 좋아하는 일을 늦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미국 간호사 면허를 땄고, 독일 수의대로 가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일기를 쓰게 됐는데, 그 일로 오래 전부터 꿈꿔온,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펜을 다시 잡았습니다.

 

 

 

6. 직접 30명의 간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나요?

▶ 행복을 찾아, 30명의 간호사를 만나다

간호사로 10년차, 스스로에게 행복한 지 묻고 있을 때였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와 같이 졸업한 간호사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지금도 간호사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간호사의 행복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글이 <10년 후 간호사>입니다.

2018년 4월-6월까지 약 두 달 동안,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서른 명의 간호사분들이 선의를 베풀어 도움을 주셨습니다. 간호사를 부탁한다고. 내가 이 길을 걸어왔으니, 너는 더 좋은 길로 가라고. 더 잘 되길 바란다고.

한 분 한 분을 만날 때마다, 저는 반짝이는 보석들을 만나는 듯했습니다. 매번 만남이 설렜고 감사했습니다. 그 분들을 만나며 간호사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귀하고 소중하며, 특별한 인생이라는 걸 느꼈고, 그들의 선한 도움을 저 역시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실, 첫 시작은 막막했습니다. 출판사 담당자님에게 간호사 인터뷰 걱정하지 말라고! 외쳤지만, 막상 연락처를 보고 놀랐습니다. 작가를 하는 2년 동안, 작가들 번호만 잔뜩 했고 간호사들 연락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병원 간호과에 문의도 해봤지만 개인적인 일은 도울 수 없다며 거절했고, 지인들도 부담스럽다며 거절했습니다. 특히 특수파트에 있는 분들은 만나기가 힘들어 병원 정문에서 피켓이라도 들고 있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해외에 계신 분들을 어떡해야 하나 싶었고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려 뛰어들자, 도와주시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점점 소개와 인연이 닿아 국내는 물론, 해외의 간호사 분들까지 총 서른 명의 간호사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인터뷰는 길게는 12시간, 짧게는 5시간이 걸렸습니다. 해외에 계신 분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잊지 않고 메일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아직 간호사를 도우려는 간호사들이 있구나 싶었고, 세상에는 저를 포함한 여러분들을 도우려는 간호사들이 많았습니다!

가깝게는 임상의 간호사부터, 멀리는 스웨덴, 독일, 아프리카 간호사까지! 선의를 베풀어 도움을 주셨습니다. 또한 임상 외에 다른 길을 걷는 간호사 분들까지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임상에 계시지 않았음에도 간호사라는 이유만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뉴스에서 간호사들의 태움, 자살이 나오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간호사가 아닙니다. 제가 간호사분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은 오직 펜을 드는 일뿐이었습니다. 모든 도움은 선의를 베푸신, 서른 명의 간호사분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일은 원고를 잘 마무리해서 출간하는 일이겠지요. 단 한 명의 간호사라도 도움이 된다면 성공입니다.

간호사는 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간호사는 더 돈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고, 더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이 웃으며 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늘 아래 가장 떳떳하고 고귀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마음의 깊은 곳에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선의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과 사랑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인터뷰를 하고, 원고를 마무리할 때마다 자기 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책이 마무리될 때까지 저를 살려달라고. 부디 아무 탈 없이 원고를 완성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호사의 길은 많습니다. 꼭 임상뿐 아니라, 임상 외에서도 역할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든지 나가서 살 수 있어요! 한국 간호사의 야무진 마음과 성격이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수많은 기회가 있는 게 간호사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간호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언제나 당당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7. <10년 후 간호사>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곧 있으면 10년차가 될 나는 외래 PA 간호사다. 낮에는 대학병원에서 내과 교수님의 외래를 돕는 일을 하며 밤에는 글을 쓴다. 약 10년 전만 해도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벌써 10년차 간호사가 될 거라고 감히 예상도 못했고, 특히 웹소설가가 될 줄은 더욱 더 몰랐다.

 

그러다 문득 같이 대학교를 졸업한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신규 간호사로 입사하고 난 후, 간간히 소식이 들려왔었다. 대학병원에 들어간 누구는 3달 만에 그만뒀다더라, 누구는 보건소 공무원으로 합격했다더라.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10년 후 그들은 여전히 간호사를 하고 있을까? 간호사의 길을 선택해 10년이 지난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아니면 나처럼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났을까?

어찌 보면 찾아보는 동창회? 혹은 역학조사일 수도 있겠다. 혹시 나처럼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또한 우리 아빠가 입원했을 때, 어떤 신규 간호사 분이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일 그만두고 뭐하세요? 저는 간호사 일 말고 다른 일 하고 싶어요. 그런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궁금해하던 그 눈빛이 떠올랐다.

그 순간 아주 잠깐 동안, 이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를 찾아 전화를 했고, 전화를 받으신 분이 지금의 담당자님이다.

책을 준비하는 중간 중간에 사방에서 뉴스가 터져 나왔다. 태움, 간호사의 자살 등등.

 

글을 쓰면서 어쩌면 이 책이 우리나라 간호계의 현실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간호사에 대해 좋은 말, 미사여구, 칭찬만 있지 않다. 그래서 한편으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기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간호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간호사인 사람들, 우리나라 의료를 생각해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나는 10년 후 그들이 간 흔적을 따라 등불을 들었다. 등불을 들어 그들의 세월을 되짚어봤고, 그들이 보여준 빛의 뿌리들과 가지들은 또 다른 희망과 공감, 꿈이 되어 다가왔다.

간호사가 되고 난 10년 후.

그들이 느꼈던 것,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오랜 고목의 나이테처럼, 등불을 든 나이팅게일들처럼 멀리 당신의 미래를 비춰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

 

 

8. 동료간호사, 후배들을 위해 해주실 조언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 좋아하는 일에 용기를 내세요

<10년 후 간호사>를 마무리 짓고, 스웨덴에 가려고 합니다. 올해 11월이 되면 이제 만 서른 살이라서워킹홀리데이의 마지노선이거든요. 사실 간호대 졸업 후 바로 외국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학자금 대출한 거 갚고, 아빠 병원비 드리고 정신없이 사느라 미뤄졌습니다. 에세이는 꼭 마무리하고 떠나고 싶습니다. 스웨덴에 가면 <스웨덴으로 떠난 간호사> 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낼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작가는 제 천직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인정하느라 10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제 동기들은 이미 해외에 많이 나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간호사 일을 하면서 계속 글을 쓸 거니까요. 글을 쓸 때 제가 가장 살아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인터뷰 하면서 많은 간호사 선생님들이 작가가 꿈인 분들이 많았어요. 더 늦기 전에, 좋아하는 일에 용기를 내세요.

 

긍정과 사랑을 담아서, 아름 간호사 드림.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 인터뷰이 상시모집 ☞ http://goo.gl/Q0iF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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