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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쓰라고 한거 아닌데" 가산금 안주는 병원
  • 출처: 데일리메디
  • 2018.02.13

"이렇게 쓰라고 한거 아닌데" 가산금 안주는 병원

흉부외과 수가 가산 왜곡 심화, "국립대병원처럼 감사 실시" 주장 제기

 

지방대병원은 물론 심장수술 등 수술 건수가 얼마 되지 않은 서울 지역에서도 병원으로부터 수가 가산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흉부외과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외과, 흉부외과 등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수가 인상이라는 ‘처방전’을 내놓은 지 벌써 9년째, 현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화됐다는 볼멘소리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A교수는 “정부가 기피과 전공의 수급 방안으로 제안했던 흉부외과 가산금 제도가 이전보다 더 왜곡되고 있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가산금의 ‘몫’을 해당 흉부외과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A교수는 “수가 가산금 제도가 실시된 이후 ‘빅5’ 병원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병원측이 흉부외과에 가산금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취지가 발휘되는 지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A교수는 “예컨대, 어떤 병원에서는 식대나 회식, 또는 워크숍을 갈 때 이코노미석이 아닌 비즈니스석을 사용하는 등 용처에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가 가산금 제도가 실시된 것은 전공의 확보율이 저조해 흉부외과 수급을 원활하게 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그러면 그 몫도 흉부외과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에 사용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씁쓸해 했다.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흉부외과 B교수도 “국립대병원은 그나마 감사를 통해 수가 가산금의 사용과 관련, 모니터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사립대병원은 그야말로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병원 입장에서는 편법도 사용할 수 있다”고 경조했다.  

 

수가 가산금 사용은 전문의 인건비, 간호사 인건비, 기타 인력 인건비, 의국비 또는 운영비 지원 등으로 크게 나뉜다.

 

B교수는 “하지만 정부에서는 각 병원을 대상으로 수가 인상분만큼 흉부외과에 돌려주라고 하는데 얼마 이내에서 지급을 해야 한다는 등의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정직하게' 주는 곳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사실상 흉부외과가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못하다 보니 병원 입장에서도 애물단지나 다름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얘기. 결국 흉부외과 의사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 주소다. 

 

부산 소재 대학병원 C흉부외과 교수도 "심장수술을 놓고 따져봤을 때 1년에 1600건을 거뜬히 해 내는 '잘 나가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 병원은 50건도 채 안된다. 더 큰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흉부외과 발전을 위해 쓰라고는 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일반흉부, 심장혈관외과 파트로 병원 내부에서도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진다는 전언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수가 가산금 제도가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지금이라도 정부가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또한 감사도 제도권 내로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B교수는 “수술 건수가 많아 수가 가산금이 높은 병원들은 정직하게 흉부외과에 지원금이 지급되도록 하고 수술 건수가 작아 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병원들에게도 나름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외과 전공의 확보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수가 가산 정책의 사후 관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각 의료기관들이 수가 인상분에 따른 구체적인 사용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수가 인상이 전공의 지원 확대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피과에 대한 정책 지원 차원의 수가 인상이 전공의 확보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복지부의 당연한 사후 정책 관리업무"라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