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센터 상시배너

간호계뉴스

원격의료, 출구는 있나?

[창간기획③]세 번째 입법 추진…환자 접근성 vs 안전성 대립 ‘팽팽’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몇 해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8대와 19대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추진됐지만, 야당과 의료계, 시민단체의 저항에 부딪쳐 무산됐다. 하지만 정부는 20대 국회 들어 지난해 6월 또 다시 원격의료법을 발의했으며, 관련 시범사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찬성 측은 환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내세우는 반면, 반대 측은 안전성과 유효성 미입증, 의료전달체계 붕괴 등을 우려하고 있다. 반발이 워낙 거세 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최근 보건당국은 정부안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정진엽 장관이 지난해 1월 13일 국군의무사령부(의료종합상황센터)를 찾아 원격의료를 체험하는 모습

 

▽원격의료 논의, 어떻게 진행돼 왔나

 

원격의료(Telemedicine)는 일반적으로 의사와 환자가 멀리 떨어져있는 장소에서 행하는 의료행위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진료 등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법’ 제34조제1항은 원격의료를 ‘컴퓨터ㆍ화상 통신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원격지의 의료인에 대해 의료지식 또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격의료의 유형은 원격의료의 대상을 기준으로 크게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원격자문)는 원격지 의사가 멀리 떨어진 현지 의료인의 의료과정에 있어 의료 지식이나 기술을 상담하고 자문을 하는 것으로, 지난 2002년 ‘의료법’ 개정으로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의사가 환자의 질병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의 생활습관 등에 대해 상담ㆍ교육 등 관리하는 원격모니터링과 의사가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행하는 등의 진료행위를 하는 원격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현행법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다.

 

18대 국회인 지난 2010년 4월 8일, 정부는 원격의료의 범위를 ‘의사-환자간’에도 허용하려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대한의사협회 등은 원격진료의 정확성ㆍ안전성 미흡과 책임소재 모호,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국회에서도 여야간 입장차이로 논란이 제기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19대 국회에서 정부는 의료계ㆍ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일부 내용을 수정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14년 4월 다시 제출했다.

 

18대 국회에서 제출한 개정안 대비 제19대 국회에서 제출한 개정안의 주요 수정내용은 원격의료만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 개설ㆍ운영 차단, 주기적인 대면진료 의무화 등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14년 3월 제2차 의정협의에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해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원격의료 확대시 의료영리화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논의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다.

 

 

▽복지부, 원격의료 시범사업 성과 강조

 

이처럼 원격자문이라 할 수 있는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 도입과는 달리,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도입 제안 초기부터 반대 여론에 부딪쳤고, 정부는 예견되는 문제점을 시범사업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제도 수용을 설득하고자 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제안은 지난 2006년 7월 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위원회는 의료기관 정보화와 I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의료서비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현행 의료법이 허용하는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는 더욱 활성화시키고, 금지되고 있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 책임성 및 비용효과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지난 1988년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에서 대학병원과 보건의료원 간의 원격영상진단 시범사업이 최초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범부처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단계적 확대 현황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복지부의 시범사업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진행한 1차 시범사업으로, 18개 보건의료기관에서 고혈압ㆍ당뇨 재진환자 84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 이용자의 77%가 만족했고, 복약순응도가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년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2차 시범사업에서는 복지부를 비롯한 특수지 관할 국방부(군장병 대상), 해양수산부(원양선박 선원 대상), 법무부(제소자 대상) 등 타 중앙부처도 참여해 총 148개 기관, 5,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중 24개 1차 의료기관 및 도서벽지 주민을 대상으로 당뇨ㆍ고혈압 등 만성질환 원격모니터링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가 포함돼 있다. 2차 시범사업 중 응급의료 원격협진(30개소)과 노인요양시설(6개소) 거주자 대상 원격진료 등은 현지 의료인과 원격지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아니다.

 

2차 시범사업 만족도 평가 결과, 도서벽지 주민의 83%, 노인요양시설 거주자 87.9%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복약순응도는 5.1점(6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2차 시범사업에서는 동네의원 중심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전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은 환자군은 0.63%p, 제공받지 않은 환자군은 0.27%p 감소해 임상적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등 임상적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등 기술적 안전성(보안)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3단계 원격의료 시범사업 주요 현황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3차 시범사업에서는 고용노동부(근로자 대상)와 농림축산식품부(농업인 대상)도 신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범부처 총 278개 기관, 1만 200명을 목표 대상으로 확대해 추진 중이다.

 

또한 복지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대상자를 1만명에서 2만 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원격의료 해외사례 살펴보니…

 

복지부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원격의료 해외사례를 소개하며, 도입 필요성의 근거로 삼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난 1997년부터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했으며, 2015년에는 전면적으로 허용했다.

 

1997년 12월 후생성 통지문(고시)으로 기본 가이드라인이 최초 제시됐는데, ▲도서ㆍ벽지 지역 환자 등 대면진료가 곤란한 경우 ▲재택환자 중 산소주입이 필요한 환자, 난치병, 당뇨병, 천식, 고혈압, 아토피성 피부염, 욕창 환자, 뇌혈관장애 요양환자, 암환자 등, 9가지 유형의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ㆍ보호자의 요청이 있고 이점이 있는 경우 대면진료를 보완해 원격진료가 허용됐다.

 

이후 지난 2015년 8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하는 통지문이 제시됐다. 지역을 낙도 및 산간벽지 환자로 제한할 필요 없고, 9가지 유형 이외의 질환도 원격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일본의 상황과 관련, 국내 이슈인 원격의료의 안전성, 대형병원 쏠림, 의료영리화 등은 문제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대면진료 원칙, 원격의료 보완적 활용이라는 방향에 의료계, 정치권, 환자 등 시민단체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경우 의사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진단, 처방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4년부터 원격의료에 대한 질병금고의 지불보상을 법(140 SGB V 2004)으로 허용했으며, 원격의료는 독일 연방의사협회의 의사행동강령에 따르고 있다.

 

독일 연방의사협회에서는 원격의료 가능모델로 ▲의사-의사간 원격의료(자문) ▲의사-의료 관련업 종사자간 원격의료(자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진단)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자문) ▲의사-의사+환자간 원격의료(자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모니터링) ▲근무지가 상이한 다수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모니터링) 등, 7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단,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에 의한 초진은 불가하다.

 

미국은 법으로 원격의료를 금지하지 않으며, 노인ㆍ장애인 대상 공보험(메디케이드)의 경우 26개 주에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에 보험을 적용해 지원하고 있다.

 

복지부는 중국도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대 국회서도 원격의료법 발의

 

정부는 18대, 19대 국회에서 원격의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자 20대 국회 들어 지난 6월 22일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또다시 국회에 제출했다.

 

종전에는 의사가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 대해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방법에 한정해 원격의료를 실시했으나, 앞으로는 섬ㆍ벽지에 사는 사람이나 거동이 어려운 노인 또는 장애인 등 환자의 진료에 대해서도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법 개정안에 따른 원격의료 이용 환자 및 이용가능 의료기관

 

원격의료의 대상은 재진환자나 경증 질환을 가진 환자 위주로 했고, 장기간 진료가 필요한 고혈압ㆍ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 섬ㆍ벽지 거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ㆍ장애인 및 일정한 경증 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원격의료는 의원급 의료기관만이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다만, 수술 후 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의 작동상태 점검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나 교정시설 수용자 또는 군인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이 함께 원격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의료기관이 원격의료만 하는 의료기관으로 운영되지 아니하도록 하고, 같은 환자에 대해 연속적으로 진단ㆍ처방을 하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함께 하도록 해 원격의료에만 의존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낮추도록 했다.

 

아울러  원격지의사에게 환자를 대면해 진료할 때와 동일한 정도로 책임을 지도록 하고, 몇 가지 면책사유에 대해 적시하고 있다. 환자가 원격지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우, 환자가 갖춘 장비의 결함으로 인한 경우, 원격지 의사의 과실을 인정할만한 명백한 근거가 없는 경우 등이다.

 

정부는 “의료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 있는 환자에 대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의료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섬ㆍ벽지에 사는 사람 등에게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라고 발의 취지를 전했다.

 

 

▽원격의료 확대, 찬성-반대 입장 ‘팽팽’

 

정부가 발의한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입장이 크게 대립되고 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에 찬성하는 입장은 원격의료가 도서ㆍ산간 등의 거주자나 군인ㆍ교도소 수용자ㆍ원양선박 선원 등 장소적 제한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ㆍ장애인 등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의료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2.1명)는 OECD 최하위권이며, 도시 지역에 의사가 상대적으로 집중돼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원격의료 대상별 이용가능 인원 추계*만성질환자, 정신질환자 등의 인원은 우리나라에서 질환 관리를 받고 있는 전체대상자이고, 장애인, 노인 등의 경우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전체 인원을 뜻하는 것임

 

또, 만성질환자 등 상시적 관리가 중요한 환자의 경우, 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의사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질환ㆍ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통합적으로 상담ㆍ교육함으로써, 만성질환의 악화나 다른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회 전반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성과를 보건의료제도에 반영해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정보통신기술을 보건의료제도에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원격진료는 촉진ㆍ타진 등 진찰에 제약이 따르므로 근본적으로 대면진료에 비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의학적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복지부가 실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일 뿐, 의학적 수준에서 유효한 임상적 결과로 보기 어렵고, 통계적으로도 임상설계가 불완전하여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 현상에 따라 일부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지역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일차의료기관 및 지역의료기관이 폐업하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동네의원 중심으로 의사-환자 원격의료를 도입한다고 해도 장래에 대형병원까지 이 사업에 참여하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반대 측은 환자에게 고가의 원격의료 장비를 갖추도록 해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며, 사회계층간 정보격차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고령자 등이 원격의료장비를 정확하게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래부가 발표한 ‘2014년도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소외계층의 PC 기반 정보화 수준은 전체국민의 76.6%에 그쳤다.

 

4대 소외계층의 인터넷 이용률(55.4%) 및 가구 PC 보유율(70.6%)은 전체국민(83.6%, 78.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4대 소외계층의 스마트폰 기반 ‘스마트 정보격차 수준’은 국민의 57.4%에 불과했다. 소외계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52.2%로, 전체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78.3%)에 비해 26.1%p 더 낮았다.

 

따라서 의료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원격의료보다 순회진료나 방문간호 등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원격의료 실시 중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고, 해킹 등에 따라 정보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반대 논리로 꼽히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대면진료에 비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의학적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개정안은 평소에 잘 아는 재진환자의 경증 질환을 대상으로 하면서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최소화했다.”라며, “그간 다양한 시범사업을 실시해 원격의료의 임상적 안전성ㆍ유효성을 검증한 바 있으며,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외국에서도 원격의료를 오래 전부터 활용하고 있으므로 원격의료 도입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한다.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담당하도록 했으며, 원격의료만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 맞지 않으며 환자의 비용 부담, 사회계층간 정보 격차 등으로 인하여 제도의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우리나라의의 경우 대부분의 의사들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도서벽지 등의 경우에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은 의미가 있으며, 혈압ㆍ혈당계 등 비교적 간단한 의료기기를 활용할 예정이므로 환자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고령자 등이 가족이나 주변 지인의 도움으로 원격의료장비 사용법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의료사고 책임문제 및 정보보안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개정안은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소재 구분을 구체화했고, 개인정보보호법령에 따라 의료기관 등 에서 갖춰야 정보보안에 필요한 기준과 현장에서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명확하게 마련해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의약단체, 입모아 반대

 

보건의약단체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의료 허용시 동네 일차의료기관의 몰락과 지방 중소병원의 폐업이 가속화 되는 등 의료전달체계의 붕괴가 우려되고, 임상적 유효성ㆍ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원격의료의 책임 문제와 관련해 환자의 책임이나 장비의 결함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사들에게 입증책임이 전가될 우려가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원격의료는 정보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의사협회는 노인, 만성질환자, 성폭력ㆍ가정폭력 환자 등은 적극적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으로 직접진료를 통한 환자보호가 우선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원격의료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으로 동네 의원과 지방병원의 진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등 의료질서를 파괴하고, 의료 영리화와 연계돼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왜곡시키게 된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간호협회 역시 “원격의료 대상자는 공공의료와 사회보험 영역 하에 방문간호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방문간호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현행 의료법상 허용하고 있는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를 보완해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시 기기 구입 부담이 커지고,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계층의 소외가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시 국민에게는 의료비 상승, 진료 오류, 의료사고 책임소재 문제, 자가 치료에 필요한 고가 장비 구입, 처방 의약품 구입 불편 등을 초래해 기존 보건의료서비스체계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대한병원협회의 경우 “의료의 본질적 측면과 효과성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의사와 환자 간의 대면진료 원칙이 유지돼야 하고, 원격의료는 의료계와의 충분한 합의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보완ㆍ발전돼야 한다.”라고 전제한 후, “원격의료 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초진환자는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대상환자와 질환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 환자의 의료인ㆍ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도록 해야하며,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충분히 검증된 경우에 한해 허용해야 한다.”라며, 다소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추진의지 여전…범위 축소 가능성은 있어

 

이 같은 보건의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의 추진 의지는 여전하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18일 업무보고에서 국민체감형 원격의료 확산을 위해 원격의료 서비스 대상자를 5,300명에서 1만 200명으로, 참여의원수도 148개에서 278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또, 도서벽지와 농ㆍ어촌, 격오지 군 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등 의료 취약지를 중심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확대해 공공의료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4일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중인 충청남도 서산시에 소재한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한 모습. 이 자리에는 정진엽 장관과 추무진 의사협회장이 함께 했다

 

복지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업무보고에서도 원격의료 추진 계획을 밝혔다. 지난 9일 업무보고에서 디지털 의료 확산 및 제도화를 위해 취약지ㆍ취약계층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1만명에서 2만 5,000명으로 확산하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도 계속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지부는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하던 원격의료 전담조직을 ‘디지털의료제도팀’으로 편성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거쳐 상반기 중 정식 직제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다만, 최근 복지부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과 국정논란으로 인한 정부 정책 동력 상실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해 10월 31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대상기관을 동네의원으로 국한한다는 점은 개정안에도 명시했고, 여러차례 같은 입장을 천명한 바 있지만, 정 의심스럽다면 GP 등 정말 취약지로 그 범위를 한정해서라도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또한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민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 취약계층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법 개정이 의미있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부안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개정안 심의에 임하겠다.”라며, 법안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같은 복지부의 입장 전향에 따라 국회 논의과정에서 그 범위가 당초보다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이 순탄하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뜩이나 야권과 시민단체가 대기업을 위한 의료민영화 정책이라며 반대해 온 원격의료 정책을 통과시킬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됐지만,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10월 31일 상정된 이후 법안심사소위원회에는 한 차례도 상정된 적 없다는 점도 법안 심사가 녹록치 않음을 뒷받침한다.

 

 

▽국회, “대면진료 보완적 형태로만 해야”

 

찬반이 분분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는 원격의료를 대면진료의 보완적 형태로만 행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기 수석전문위원은 의료법 개정안 검토의견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CT기술이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에 융합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원격의료를 통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강화하고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관련 산업 육성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음을 고려할 때, 제한적 수준에서 원격의료를 의사와 환자 간에도 허용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라고 전제했다.

 

다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대면진료 원칙’의 대전제 하에 원격의료는 대면진료의 보완적 형태로만 행할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또, 국민의 생명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중점을 두고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충분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개정안의 내용 중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의 대상과 원격의료의 형태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토대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김주경 입법조사관도 지난해 10월 28일 발간한 ‘이슈와 논점’을 통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둘러싼 오랜 논쟁을 종식시키고 제도 수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정부는 지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원격의료의 장점을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을 높이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제자리걸음 상태에 있는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경제적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병행해야 경제 논리로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입법조사관은 이어 “감기 등 흔한 경증 질환의 관리, 건강지표 체크, 만성질환의 증상 조절과 악화예방 등이 일차의료를 통해 달성돼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이 취약하다.”라며, “일차의료의 가치와 기능을 회복하는 전략으로 원격의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