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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270 | 2015.10.29

 

요즘 제가 일에 좀 익숙해졌다고 생각되는지

Charge 간호사들이 저에게 1:1 환자를 툭툭 던져줍니다.

1:1 (one to one watch) 환자들은 대부분이 적어도 15~30분마다 계속

뭔가를 봐주고 intervention을 해야 하는 그런 환자들입니다.

그래서 응급실에서 stroke으로 tPA를 맞고 들어온 환자가 아닌 이상

1:1 환자들은 대부분이 좀 heavy한 편이죠.

 

 

 

최근은 아니고 몇 주 전 맡은 환자였습니다.

acute GI bleed 로 들어온 환자였는데

Endoscopy를 하다 bleeding이 너무 심한데다

blood aspiration 생기면서 respiratory distress가 와서

Intubation 하고 vent 걸고 ICU로 넘어온 환자였습니다.

인계 받겠다고 들어간 방엔 이미 간호사 네 명이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없었고,

그 넓은 방 여기저기엔 쓰다 만 물품에 피딱지에 피묻은 타월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환자는 그야말로 pale한 상태로 혈압도 낮고 입에서 피는 계속 나오는 상태였네요.

시작하자마자부터 pressor 걸고 그래도 효과가 없어 의사한테 전화걸어

second pressor 또 걸고.... 그러다 갑자기 환자가 restless 해지면서

입에서 거침없이 피가 뿜어져 나와 거의 5~10분 간격으로 suction 해대면서

피를 계속 bolus 주듯이 주고, 그러다 갑자기 A fib with RVR 뜨면서

맥박이 150~170으로 널뛰어서 이 환자 code 뜨겠다 싶어

Code cart 가져다가 몸에 패치 붙이고 준비상태로 계속 피주고....또 피주고....

그렇게 피를 토해대니 2~3시간만에 Hgb가 10에서 6으로 떨어지더군요.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없어 20분여간 suction을 못 했더니

입에서 정말 손바닥만한 blood clot이 꽉 막혀있어 손가락으로 막 파내야 할 정도였어요.

Hgb가 떨어지니 vent 걸었는데도 O2 Sat 도 막 떨어집니다.

중간에 환자 어떤가 보러 온 입원주치의는 "아침까지 살려만 놔."하고 사라져주시고....

그래도 그날 밤 eICU 닥터가 너무 협조적이여서

굳이 제가 페이지 하거나 전화걸지 않아도 미리 먼저 전화주고

환자 상태 자기가 보고 뭐뭐 하자 처방내주고 하니 너무 좋더라구요.

 

 

 

이전 병원은 ICU on call 닥터가 있긴 했지만 환자가 막 죽어가는 상황이 아닌한

의사가 병원에 상주하는 경우가 좀 드물어서 대부분이 전화로 notify하고 처방받고....

그러다 환자 죽고, 그럼 뒷처리 또 다하고....

가끔은 환자 상태가 안 좋아 지금 당장 처방이 필요한데 on call 닥터 호출이 잘 안되어

치료가 딜레이 되는 경우도 곧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들 사이에 불만이 좀 있었는데요.

지금 일하는 병원엔 일단 필요할 때 즉시 달려와주는 ICU on call 닥터가 한 명 있어,

필요할 때 시간 상관없이 A line 달아주고, Central line 잡아주고...

가끔은 밤에도 라운딩 돌면서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봐주기까지 하고요. (나이스하기까지~)

eICU라고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12시간 ICU 환자들을 대신 봐주는 on call 닥터팀이 있습니다.

sutter health team 에서 일하는 의사들같은데 우리 병원도 포함해서 같이 보는 것 같더라고요.

ICU 각 방에는 이 eICU 의사들이 화상모니터를 통해 환자 상태 포함 환자 모니터를 다 볼 수 있고요.

환자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질 땐 각 방에 달린 eICU 버튼을 누르면 누름과 동시에

eICU 의사와 모니터를 통해 화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방에서 일하다보면 가끔 모니터 옆에 달린 카메라가 갑자기 막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eICU 의사가 환자 모니터를 하는 거죠.

 

 

 

암튼 다행히도 3~4시쯤 되어 환자 상태는 많이 좋아져

아침엔 sinus rhythm으로 돌아오고 바이탈도 다 좋아지고...

upper GI bleed는 계속 있어도 심하지 않은 상태로 H & H 도 괜찮은 상태가 되어

6시에 방 청소 싹! 하고 환자 목욕 다 시키고 퇴근했네요.

퇴근 전에 마지막으로 eICU 의사에게 마지막 CBC, chemistry lab 결과 알려주면서

환자 상태 update을 주니 "You saved him. Good job!"하고 격려해주더라구요.

멋쩍어서 "We all did. Thank you for all your help."했는데

칭찬은 언제 들어도 참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허허허~

 

 

 

그렇게 12시간 정신없이 일하고 나서는 집에 오자마자 바로 쓰러졌고요.

일어나니 두 발바닥이 타는 듯이 아파서 냉찜질을 해주어야 했네요.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계속 서서 몸 쓰는 일을 하다보니 족저근염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수시로 발 마사지도 하고 냉찜질도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며칠 쉬고 다시 병원 가보니 그 환자 med/surg floor로 전과했더라구요.

다행이다 싶고.... 또 기쁩니다.

일하면서 환자의 회복처럼 기분좋은 일이 없죠. :)

모두가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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