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사가 된 두 자매
  • 조회수: 688 | 2018.05.07

그녀는 25 살의 젊은 히스패닉 여자 환자였다.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싸움을 하다 귀 가까이의 왼쪽 뺨을 세게 얻어 맞았는 데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또 청력이 자꾸 희미해 지면서 이제 왼쪽 귀가 아주 안 들린다고 했다. 안 들리는 것도 문제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왔다 고 했다.

 

나: 그러면 응급실로 가셔야 할 것 같은 데 왜 이리로 오셨나요?

환자: 그래도 한 번 봐 주세요.

나: 그러세요 , 봐 드리지요

 

귀를 들여다 보려고 otoscope 을 들고 아프다는 뺨을 자세히 보았더니 손바닥 자국이 뺨에 선명 하여서  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너무 겁이 났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나는 질문을 이어갔다.

남편에게 맞았으면 내가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데 어떻게 하지 ? 별게 다 내 책임이에요 정말.

 

나:  세게 맞았어요 ?  손바닥 자국이 아주 심하게 났어요, 누구에게 맞았어요?

환자:  네,  여 동생한테 맞았어요.

(아니 어떤 여자가 힘이 이렇게 항우장사야?  새상에 여자 손이 이렇게 무지막지 할 수가 있나?)

나: 동생이 환자보다 체격이 좋은 가 봐요. 언제 싸웠나요 ?

환자: 네 , 동생은 키도 저보다 훨씬 크고 또 몸무게도 두배나 되는 거구인데요 , 아주 세게 맞았어요. 맞았을 당시는 앞이 아득해 지면서 몸을 못 움직였어요.  싸운 것은 3 일 전 이에요.

나: 에이, 싸우지말고 말로 하지 그랬어요 ( 해 보았자 쓸데없는 소리).

환자: 그러려고 그랬는 데요 , 애가 하도 못되게 굴어서 손 좀 봐주려고 그랬다가  애가 덩치가 워낙에 커서 내가 이렇게 맞았어요.

나: 어쨌던 귀좀 살펴 볼께요.

 

밖에 있는 손바닥 자국으로 귀 안이 정상은 아닐  것이라 여기긴 했지만  환자의 귓속을 들여다 보던 나는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의 귓속은 완전히 진분홍 으로 변해  있었고 ear canal 은 칼로 벤 것 같은 상처가 있었는 데 거기에 서 출혈을 한 자국도 보였다.

나는 속으로 많이 놀랐지만 내가 놀라면 환자가 더 놀랄 것 같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오른 쪽 귀도 들여다 보았다.  오른 쪽 귀는 괜찮았다.

 

나: 지금 왼쪽 귓속을 보니까 많이 빨갛군요. 통증도 점점 심해지고 또  무엇 보다도 귀가  이미 들리지 않는 다면 전문의가 당장 보고 치료를 해야 합니다. 당장 응급실로 가세요. 절대 내말 귀찮다고 무시 하면 큰일나요. 귀가 안들리면 아주 큰일 이에요. 전문의가 아닌 내가 들여다 보기에도  정상이 아니니까 꼭 응급실로 지금 가야 해요.

환자: 여기서 치료 못하세요?  나 좀  안 아프게 , 어떻게  좀 해 주세요. 환자는  사정하는 어조로 물었다.

나: 여기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부탁이에요. 얼른 응급실 가세요.  나도 그녀에게 사정을 하였다.

그리고 진찰대를 내려 오는 그녀의 손을 한번 잡아주고는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나; 이제  몸집 큰 동생하고  절대 싸우지 말고 동생이 때리려고 하면 목숨걸고 도망 쳐야 돼요 , 알았지요 ?  또 맞으면 큰일 나요. 내 말 꼭 명심해요.

 

그녀는 내 말에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했다.  그녀가 간 후 난 매니저 닥터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런 환자가 와서 응급실로 보냈는 데 그냥 보고 한다 했더니 그 케이스는  틀림없이 소송을 하는 케이스가 되서  십중팔구  법원에서 나중에 내가 쓴 progress note 를 제출 하라고 할 터이니 노트를 아주 철저 하게 , 자세하게, 내가 본 것만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정색을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쓴 노트를 자기가 내일  나중에라도  꼬투리가  안 잡히게  다시 한 잘 읽어 볼테니  자기에게  다시 전화 를 해 달라고 했다.

 

소송 ?  또 소송이야?  이래도 소송, 저래도 소송,  법원에서 내 노트를 보자고 할지도 모른 다고 ?  엄마야 , 겁나요.  아이고, 이 놈의 의료 소송 소리 좀 안 들으면 서  일 좀 해 볼 수 없나?  나는 혼자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내 노트 를  다시 한 번 점검을 하였다.

 

오래 된 이야기지만 내가 담당 했던 환자가 의료 소송을 걸었다고 병원에서 나를 불러서  자세하게 여러가지를 물어 본 적이 있었다. 다행이도 나는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그 환자에  대해서 자세 히 기억하고  있었다. 환자는 자기가   모 유명대학에서 MBA 까지 공부한  사람이라고 자부심이 대 단한 것과는 어울리 지  않게  직업도 없었고  의료보험도 없었다.  그러면 그냥 가만 있으면 되는 데 자기가 MBA 있다고  아주 잘난척을 하면서 내게 투자에 관해서 듣고 싶지도  않은 얘기 를  계속 해서 내가 진저리를  쳤던 환자 였다.   그의 몸은  30 이라는 젊은 나이답지 않게  여러군데가  망가 져 있었다. 아니 MBA 까지 있는  사람이 어째 자기 몸이  이렇게 되도록 돌보지를 않았을까?

 

정말 똑똑한 사람이면  자기 몸 건강부터 챙겨야 할텐데 자기 몸 관리도 못하는 사람이 하는 얘기는 별로 듣고 싶지가 않았는 데 환자는 자기 강의가 500 달러 짜리 인데 내가 관심을 안 보인다며 몹시 서운해 했다.  그가 내가 투자원칙을 강의하고 싶어서  야단을 할때 내가 속으로 한 생각 “ 이 사람이 의료 보험도 없는 데 치료비나 내려나?” 나는 속으로  병원 직원으로서 참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가 우리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때도 나는 그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 병원비나 제대로 지불하고  이렇게 소송을 제기 하는 지 모르겠네.”…….

 

이런 문제는 병원 risk management 에서 관리하는 데 거기서 전화가 왔다고 secretary 가 전해주어서 나는 농담 하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날 내가  간호사 라운지에서  토스트를 태워서  병원 전체 화재 경보를 울렸고  병원 소방대장이  우리과로  출동을 하시었다.  병원 전체에 삽시간에  울려  퍼 진   화재 경보로 난 그날  말썽꾸러기로  확실하게 등극을 하였고  같이 일하는 의사들은  누가 이 소동의   주인공  인지 얼굴 좀 보러 왔다면서   나를 놀려댔다 .

이런 웃지 못할 대 사건을 치른 바로 그날 오후,  risk management 에서 나를 찾는 다기에  나는 속으로 약간 겁이났다. 그  이유는   불이 안 났는데 실수로 화재경보가 울리면 지역 소방서에 자동으로 연결 되어서  지역 소방대원이 긴급 출동 한단다.  그리고 실수로 경보가 울렸으면 병원에 적지 않은 벌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역 소방대가 출동했느냐고  병원 소방대장에게  겁먹은 얼굴로 물었더니 자기 가 잽싸게 전화를 해서   출동은 하지 않았다고 걱정말라고 위로해 주었다.  동료들은  너 화재 경보 울려서 오라고 하나 보다고 다들 걱정들이 태산 이었다. 속으로는 걱정이 됐지만  나는 태연 하게 갔다 올께 , 하고 나왔다.   “아니 화재 경보좀 울렸다고 보자는 거야 뭐야 ?  뭐라고 하기만 해봐,  나도 가만 있지는  않을 거야.  일하다 그럴수도 있지. “  

 

속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피스로 갔더니  그 곳의 매니저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바쁠텐데 오라 해서 미안 하다며  내가 쓴 nursing note 를 보여 주면서 위에 언급한  환자 얘기를 시작했다. 투사와 같은 의지를 불태우며 오피스로 들어간 나는   쑥스러워 져서 속으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꾹 참으면서 생각했다.

 

“ 이래서 도둑이 제 발 저리다니까  ㅎㅎㅎㅎ.”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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