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에서 만난 지인과 physical examination
  • 조회수: 1738 | 2016.01.11

  

 

그는 우리 병원의 직원이었는 데 한동안 마주치지 못해서 그동안 퇴직이라도 하셨는가 하고 생각을 한 며칠 후에 나는 그와 오피스에서 만났다. 우리는 서로 한 눈에 알아 보고 반가워 하였는데 내 예상대로 그는 얼마 전에 퇴직을 해서 스트레스가 확 줄은  즐거운 퇴직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오늘은 마음 먹고 의사를 보러 왔다고 했다.

 

 

컴퓨터에서 그의 병력을 찾아보고 약도 챠트에 적힌 것과 환자가 갖고 온 것이 맞나 맞추어 보고 필요한 검사도 여러가지 오더를 내다보니 EKG(심전도)도 필요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나: 오신 김에 심전도도 하나 찍으시죠. 찍은 지가 오래 되셨네요.

환자:  그러지요. 오래 걸리나요?

나: 아니요. 오래 걸리지 않아요. 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환자: 내 심전도 당신이 찍어 주실 건가요?

나: 아니요. 나는 여기서 심전도 같은 것은 안 찍습니다. Reading은  제가 해요. 다른 MA(의사 보조원)들이 찍을 거에요.

환자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웃으면서 한마디 보탰다.

환자: 아, 여기서는 높으신 분이라서 그런 것 안 하시는 구나.

나는 높은 사람이어서 그런 것 안 한다는 그의 말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으며 대답했다.

나: ……….예쓰. 그렇지만 높은 사람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고요. 의사를 도와서 환자를 빨리 빨리 봐 드려야  되니까 내가 그럴 시간이 없지요.

환자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잘됐네요 하였다.

 

 그의 심전도는 정상으로 나왔다. 다른 검사들은 다시 와서 해야 하니까 약속을 잡고 가라고 하였다. 그는 알았다고 하더니 이런 약들을 광고만 보고 사서 먹고 있는데 먹어도 되느냐고 좀 봐 달라면서 가져온 비닐 봉지를 주섬 주섬 끌렀다. 그러시라고 내가 하나하나 성분들을 읽어보고 비교해 보니 별로 환자에게 득이될 게 없는 건강 보조 식품들로써 괜히 환자가 돈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 구입한 것만 다 드시면 더 사먹지는 말라고, 별로 효과가 없는 것들이라고 말을 해주니 환자는 좋아 하였다.

 

 

이 분은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나를 치료자의 입장에서 다시 만난 것을 무척 반가워 하셨고 앞으로는 의사가 오라고 하는 날, 빠지지 않고 오겠다며 싱글 거리는 얼굴로 오피스를 나섰다.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방을 지나치다 보니 병원에서 자주 만나는 병원 직원이 눈에 띄었다. 어쩐일이냐며 들어가서 반갑게 인사를 했더니 자기는 의사를 만나러 왔는데 나는 웬일로 여기 있느냐며 그도 반가워 하였다. 그는 목이 아프다가 팔까지 증상이 전이 되어서 아무래도 정밀 검사를 받아야 될 것 같아서 왔다고 하자 의사는 내게 neurology full exam(신경내과)을 하라고 하고는 휙 나가 버렸다. Neurology exam은 자주 해 보지 않아서 약간 기억을 더듬은 후에 천천히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exam을 한 후에 Babinski reflex를 보느라고 검진용 해머로 발바닥을 긁었는데 너무 세게 긁었는지 그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었다. 난 모르 는 사람도 아닌 그에게 이렇게 서툴게 하면서 아프게 한 것이 너무 민망하고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얼른 사과를 하였는데 그 순간 내 머리속을 번개 같이 스치는 생각, “야, 김경숙, 너 돌팔이 처럼 환자에게 지금 어떻게 한 거야?”

 

 

환자는 내가 머리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지만 나는 너무나 쑥스럽고 미안하였다. 내가 너무 미안해 하니까 환자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나는 속으로는 솔직히 많이 부끄러웠다. 이 환자에게 physical exam을 하면서 이렇게 어이없게 실수를 하자 우스운 일이 생각났다.

 

 

학생때 physical exam실습을 해 봐야 하는데 대상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누구에게 이걸 해보나 고민 중이었는데 마침 같이 일하는 의사가 NP학생으로서 해 보고 싶은 게 뭐가 있느냐고 임상 실습을 나온 내게 친절하게 물었다. 나는 physical exam연습을 해 보고 싶다고 했더니 자기 몸에다 해 보라고 아량을 베풀었다. Physical exam을 하려면 나같이 서툰 사람은 환자를 주물러 터트려야 하는데 같이 일하는 의사 몸에다 그렇게 하기가 많이 민망했지만 살아있는 모델 구하는 데 애를 먹은 나는 이런저런 것을 따질 만한 처지가 못 되었다. 정말 해봐도 괜찮겠느냐고 형식적으로 한 번 더 물었더니, 정말 상관 없다면서 넥타이를 풀고 셔츠도 벗고 나를 위해서 exam table에 다소곳이 앉았다. '아, 이것 참 비싼 의사 모델 인데, 잘 해야 하는 데…….' 그런데 뭣부터  해야할지 생각이 안났다.

나:  뭐부터 할까요?

의사: 혈압 부터 재세요.

나: 그럴까요?

의사는 몸에 비해서 팔이 몹시 굵어서 혈압기를 팔에 감는데 수월치가 않았다.

나 : 뭐 운동해요? 팔이 엄청 굵다.

그는 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혈압기를 조심스럽게 올렸다 내리는 나를 약간 긴장하면서 쳐다 보더니 자기 혈압이 높게 나왔느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환자모델이 되더니 정말 환자 같은 질문을 하는 그가 우스워서 나는 웃으면서 120/80, 극히 정상으로 나왔으니 염려 말라고 했다.

나: 이제 또 뭐 할까요?

의사: 귀하고 눈을 봐야죠.

나: 귀는 괜찮지만 눈은 내가 들여다 보는 게 많이 서툴러서 밝은 빛 때문에 눈이 아플텐데요?

내가 걱정을 하자 그는 괜찮다고 해 보라고 나를 격려해 주었다. 귀를 otoscope으로 들여다 보는데 나는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기계를 넣기도 전에 그의 귀를 기계로 쥐어박고 말았다. 의사가 으악- 하고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고 나는 좋은 의도로 내 실습 대상을 자처한 의사를 시작과 함께 일단 쥐어 박았으니 미안함을 넘어서서 나에 대해 화가났고 상황이 이쯤되니 나는  오히려 “나 이제 더 이상 안 할래요.” 하고 의사에게  퉁명스럽게 굴었다. 그랬더니 그는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괜찮으니까 눈도 들여다 보라면서 내가 자기 눈을 들여다 보는 동안 그 밝은 불빛 때문에 눈이 많이 불편 했을텐데도 아무 말도 안하고 참고 있었다. 나는 그날 opthalmoscope(눈 속을 들여다 보는 기구)을 통해서 그의 눈 속에 있는 vein, artery를 보았는데 너무 신기 하였다. 그리고 배를 palpation(촉진)하는 데 아무래도 어려워서 꽉 꽉 주무르며 만지지 못하는 내게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그렇게 해서는 문제점을  찾아낼 수 없다면서 내 손을 잡아다 자기 배에 대고 이렇게 하라고 알려 주었다. 나는 이 날 서툴기 그지없는 나의 physical exam모델이 되어 준 그가 고마와서 남편에게 줄 발렌타이 카드를 사면서 남편들이 와이프에게 주는 카드를 사서 그에게 와이프에게 하나 가져다 주라고 했더니 너무나 좋아하였다. 이 의사 것 말고도 그날 카드 가게에서는 발렌타이 데이 카드를 4달러 짜리를 79센트에 떨이 세일을 하고 있어서 어, 잘 됐네 하고 나는 그  카드를 10개나 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의사들에게 와이프에게 하나씩들 갖다 주라고 하였더니 모두들 입이 귀에 걸렸다. 내 생체 모델이 되는 행운(?)을 누린 그 의사는 카드를 들고 입에 미소를 머금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서 내가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있는 폼이 카드에다 무슨 말을 쓸지 목하 고민 중

………..

 

 

 

NP 일기 독자 여러분께 ,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뉴욕 클리닉 진료일기가 2달반에 걸친 열댓번의 교정을 끝내고 드디어 인쇄기에 들어 갔습니다. 1/11/2016 월요일에 책이 나온다는 연락을 일주일 전 받았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는 분들은 우리언니 최경희 선생님께 010-9028-8127로 문자를 보내면 책 구입을 위한 안내를 해 드립니다. 책 배송비는 지난번에 보여주신 성원에 답하는 차원에서 저자가 부담하여 보내 드립니다. 서점으로 가셔서 구입을 원하시는 분들은 서점으로 가셔도 됩니다. 책은 234 페이지이고 삼분의 일 정도는 한글과 영어번역본으로 되어있어서 영어 공부가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11일날 출판사에서 나오니까 언니가 책을 받는 것도 서점에 나오는 것도 2-3일은 걸릴것 같습니다. 책값은 17.000원 입니다. 많이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국에서 책구입을 원하면 쪽지를 주세요.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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