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 K, 이환자 피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나요?
  • 조회수: 2626 | 2015.12.09

 

NP K, Can you tell me what is wrong with her skin?

(그녀의 피부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말해 보세요.)

 

여자 환자가 기다리고 있는 방에 기럭지가 나보다 훨씬 길어서 언제나 걸음걸이가 나보다 빠른 의사를 헐레벌떡 쫓아가니 의사는 벌써 환자의 피부염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방에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의사는 질문을 던졌다. "NP K, what is wrong with her skin? Do you know the name of this pink rash? (이 분홍색 발진의 이름을 아나요?)"

 

환자는 대상포진을 앓고 있었다. 이것은 많이 보아서 알겠는데 환자의 등에 빈틈없이 돋아난 분홍색의 좁쌀만한 발진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 너무 가려워요, 너무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어떻게  좀 해 주세요.” 

나는 그녀의 발진을 들여다 보며 이게 무슨 발진인가 한참 고민 삼매경에 빠졌는데 의사가 가르쳐 주었다.

 

“이건 pityriasis rosea에요. 걱정마세요. 가렵지 않게 해드리지요. 연고를 드리지요.”

Pityriasis rosea라…… 보드 시험 공부할 때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공부했던 기억이 났다. 좀 자세히 알아 보니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에 이 피부염에 걸린다고 나와 있었다. 대상포진 환자를 몇 번 보았어도 이렇게 분홍색 발진이 대상포진 발진에 딱지가 앉은 다음에 생긴 것을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대상포진에 대한 임상 지식이 넓어지는 참 좋은 느낌이 들었다.

 

 

며칠 전에는 학교 교사라는 젊은 백인 여성이 팔에 발진이 돋았다고 왔는데 그때도 의사는 내게 물었다. “이게 뭔지 알겠어요?"

대답을 못하고 들여다 보는 내게 고맙게도 환자가 가르쳐 주었다. “Ringworm이에요. 아이들 중 두 명이 이런게 있던데 옮은 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요. 그래서 한번 찾아보세요.“

'아, 그거 참 스마트한 생각이네' 하고 나는 얼른 사진을 찍었다.

환자는 사진이 잘 나오도록 팔을 들어 올려주며 나를 배려해 주었다. 그 사진을 바탕으로 집에 가서 컴퓨터에서 찾아보고 자세히 공부를 하였고, 다른 피부 질환도 퀴즈까지 풀어가며 많이 공부를 했는 데도 이 분홍색 좁쌀 발진은 알 수가 없었으니... '이래 서 임상경험이 중요하구나' 하고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의사가 pityriasis spelling이 정확히 생각이 안난다고 하기에 기억을 더듬어 스펠링을 정확히 찍은 나는 의사에게 스펠링을 보여주고 컴퓨터에서 이 피부 질환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를 하여서 다음에 이런 환자가 오면 자신있게 치료하리라 마음 먹었다.

 

이 날은 피부염 환자가 많았다. 한명은 젊은 남자였는데 genital area(생식기 근처)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의사는 직접 환부를 확인하지 않고 문진만으로 진단을 내렸다. Jockitch라고 의사가 쓰는 것을 보고 또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것도 보드시험 공부할 때 나왔던 피부염이어서 또 얼른 컴퓨터에 들어가서 쭈욱 읽어 보았다. 실제로 환자를 보고 또 컴퓨터에 들어가서 자세히 한번 읽으니 그냥 공부 할때 보다 단번에 다 기억이 되고 환자가 complain하던 것이 거의 그대로 적혀 있었다. 세상에 공부하기가 너무 좋네….. 이 병은 당뇨 환자들에게 많이 생기는데 이 환자도 당뇨 환자였다.

 

 

또 한 환자는 Lyme disease(라임병)라고 하는데 의사는 이 병이 중요하니까 꼭 찾아보라고 하더니 나를 위함이었는지 환자에게 처음의 증상을 자세히 말해 보라고 하였다. 환자는 “교과서에 나오는 증상 그대로에요. 처음에는 감기 같더니 굉장히 피곤해 지고요, 발진이 돋았어요. 여기저기 쑤시고 다 아프고요. 그래서 항생제 치료 받았어요.“  -“항생제 이름이 뭐였는 지 기억합니까?”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Lyme disease에는 Doxycycline을 쓰지요.'

환자가 대답했다. “Doxycycline으로 기억합니다.”

이 병에 안 걸리려면 잔디 밭에 맨발이나 짧은 옷을 입고 들어가면 안되고 수풀이 우거진 곳에 들어갈 때도 조심해야 하는데 환자의 집은 뉴욕 주 위쪽에 위치하여 숲이 많이 우거지고 사냥꾼들이 사슴 사냥을 하러 오는 곳이라고 했다.

이 병에 걸리면 어디 여행갔다 오지 않았냐고 의사들이 묻는데 책에서만 보던 Lyme disease 환자를 직접 보면서 나는 속으로 좀 신기하였다.

 

한번은 환자가 다리에 여기저기 생긴 검은 반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의사는 환자에게 대답하는 대신 내게 무엇 같으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해 보다가 모르겠다고 하니 acanthosis nigricans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 피부 질환도 시험 공부할 때 공부한 것인데 주로 당뇨 환자 목덜미에 생기는데 이 환자는 당뇨가 없어서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뇨환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생긴다며 컴퓨터에서 구글을 하여 읽어 보라고 친절히 보여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날따라 어떻게 치료하겠냐며, 아직도 읽고 있냐며  내게 끈질기게 물어왔다. 치료 방법이 여러가지 있는데 해도되고 안해도 된다고 쓰여 있어서 대답을 안했더니 그래도 의사는 포기하지 않고 내게 재차 물었다. 의지의 한국인도 아니건만.. 오늘따라 내게서 꼭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의지의 유태인에게 할 수 없이 나는 말문을 열었다. 

 

“치료는 해도되고 안해도 되는 것 같은데 오랫동안 그렇게 있었으니까……” 여기까지 대답하니,

“맞아요. 치료 안해도 돼요.” 라고 그는 대답했다.

 

 

그리고 며칠 후, 의사는 주말에 뉴욕 업스테이트로 사냥을 간다고 했다. 나는 ”라임병을 조심하세요.”  하고 말해주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무슨 사냥을 가느냐고 심드렁하게 물었더니 사슴 사냥이라고 했다.

"사슴을 잡아서 어따 쓰려고요?"

"먹지요. 맛있어요."

"어, 나는 사냥 같은 것 싫어요. 무서워요. 맛있어도 그런 것 안 먹을래요."

그 주말에 나는 의사가 정말 사슴을 잡았는지 궁굼해져서 의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슴 몇마리 잡았어요?”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사슴이 없어요.”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사슴들이 당신이 무서워서 다 숨었나봐요.” 하고 놀려주고 싶은 것을 나는 꾸욱 참았다.

 

 

▲ 새로 발행될 책 표지를 미리 소개해드립니다.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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