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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의사 까운, 청진기 그리고 환자
  • 조회수: 4082 | 2015.08.03

진료실마다 의사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보고 누가 다음 차례인가 닥터에게 묻다보니 2번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와 눈이 마주쳤다. 닥터가 저 환자가 다음이라고 알려 주면서 내 귀에 대고 소근 거렸다. ”저 환자 아주 골치 아파요. 조금 있으면  알거에요.”나는 웃으면서 "의사들마다 의사를 힘들게 하는 환자가 한 두명씩 꼭 있더라구요." 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를 했더니 “저 사람은 진짜예요. Schizophrenia and paranoid history가 있어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환자의 병력을 듣고나니 나는 그 환자를 내가 먼저 보고 싶었다. 진료실에 들어서면서 나는 NP라고 소개를 하고 무슨 문제로 오셨는가 물으니 그는 sinusitis 때문에 왔는데 닥터는 어디 있느냐고 신경질을 내면서 목소리 톤도 한 옥타브가 올라갔다. 나는 닥터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는 닥터와 일하는 NP인데 닥터가 곧 들어 오겠지만 그 전에 내가 미리 exam을 해 놓으면 더 빨리 끝나니까 내가 여러가지 문진도 하고 또 heart and lung sound를 먼저 들어 보겠노라고 자신 있는 태도로 청진기를 들이댔다. 환자는 떫은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시키는대로 심호흡을 해서 내가 lung sound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다. Deep breathe in and out slowly please. Your lung sound is very clear. “깨끗 하군요.” 나는 일부러 약간 사무적인 태도로 말을 했고, 닥터가 그때 들어왔다. 환자는 의사에게 여러가지 증상을 장황하게 늘어 놓는데 두통이 너무나 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닥터는 엑스레이를 찍어 봐야 알겠다고 엑스레이를 찍자고 했다. 엑스레이 결과가 나오자 닥터는 내게  염증이 여기 있는데 보이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였다. 내 눈에는 그저 시커먼 그림자 밖에 안보이는 데 닥터는 이것저것 설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는 좀 민망하여서 “염증이 있는 것도 모르겠고 그림자 밖에 안보여요.” 하고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은 열심히 설명하는 닥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저 모른다고만 하였더니 엑스레이에 보이는 cavity 하나를 가르키며 이게  뭔가는 오늘 집에 가기전 까지 꼭 맞춰야 한다고 하였다.“아, 딱한 사람. 그림자 밖에 안보이는 내게 왜 이러시나……“ 속으로는 그랬지만 겉으로는 “오케이” 하고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환자는 진료실을 나와서도 여러가지를 묻고 또 물으면서 닥터를 피곤하게 하였고 설명을 해주어도 자꾸 딴소리를 해서 보다 못한 내가 나섰다. 가재는 게 편이 아니던가? 

환자 : 그 검사를 왜 하나요?닥터 : 당신은 risk factor가 여러가지가 있어서…… 환자는 닥터의 말을 끊으면서 언성을 높였다.환자 : 내가 이 테스트를 왜 해야하냐구요?나 : 목에는요, 큰 경동맥이 있는데 그 동맥이 뇌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환자분은 당뇨와 고혈압. 그리고 고지혈증이 있으셔서 그 경동맥에 plaque가 끼기가 훨씬 더 쉽거  든요. 환자분은 경동맥이 막힐 가능성이 다른 환자 분에 비해서 높지요. 그래서 경동맥 상태가 어떤가 확인을 해야해요. 테스트 후에 경동맥이 깨끗하면 좋고요. 혹시 좀 막혀서 치료가 필요 하시면 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인지 아니면 다른 procedure를 해야하는 상태인지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게 완전히 막히면 중풍이 오거든요. 중풍에 걸리시면 환자. 그리고 환자분이 사랑하는 분들의 quality of life 어떻게 되겠어요? 이런 심각한 complication을 사전에 방지 하려면 미리미리 검사를 받아서 상태를 미리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 테스트를 꼭 받으셔야 해요. 환자분께는 아주 중요한 테스트에요.

나는 일부러 장황하게 설명을 하였고, 중풍이 올지도 모른다는 내 말에 환자는 ”아. 그렇군요.“ 하면서 테스트를 받겠다고 했다. 닥터는 빠른 말투로 쉬지도 않고 환자에게 설명을 하는 나를 만족스런 얼굴로 쳐다보며 미소를 보냈다. 의사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하얀 lab coat를 입고 청진기를 목에 건 내가 해주는 설명이어서 환자가 내 말을 잘 들었으리라. 환자에게 무엇을 설명할 때 간호사 자격으로 설명할 때 보다 NP자격으로 설명할 때 환자가 받아들이는 태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지금까지 나는 여러번 느꼈다.환자가 나간 뒤 닥터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댔다. 그 환자가 나가자마자 다른 환자가 물어 볼게 있다고 다시 다급하게 들어오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처방에 관한 질문이었다. “이상하다, 두번이나 설명 했는데 왜 딴소리를 할까?“ 그날 환자의 혈압이 상당히 높게 나와서 의사가 약을 조절했는 데 약을 조절하기 전에 의사는 환자에게 웃으면서 농담을 하였다. “오늘은 미인이 앞에 있어서 혈압이 올라 갔군요.” 나는 쑥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지만 의사의 농담을 들으니 생각 나는 게 있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한 번은 내가 처음보는 환자였는 데 인사를 하고 어떻게 오셨냐고 물으니 정규 검진 때문에 왔다면서 내게 새로 왔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아주 미인이시군요.”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한마디 덧붙였다. “결혼 하셨어요?” 환자의 뜻하지 않은 질문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나는 속으로 “안했으면 어떻게 해보시려고요?” 하고 생각했다. “물론 했습니다.” 하고 대답하려는 데 의사가 급하게 쫓기는 사람처럼 얼른 내 대신 대답을 하였다. “이 분은 결혼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애들도 아주 커요. (말을 바꾸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젊은 여자가 아니고 나이가 좀 있는 여자에요)” 나는 속으로 “어머머, 내가 언제 결혼 안했다고 했나? 별일이야.” 하고 중얼거렸다.   환자에게 의사가 불필요한 내 개인정보 까지 제공하는 것 으로 미루어 의사도 환자의 질문이 맘에  안 든 모양이었다. 다행이도 환자는 내 신상에 관해서 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결혼 여부를 확인하며 아주 적극적이던 그는 내가 큰 아이들이 있는 기혼녀라는 말에 맥이 빠진 모양 같았다. 나는 가만히 있는 나를 두고 일어난 두 남자의 심각한 반응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여서 그냥 웃고 말았다. 이 일이 있고 얼마 후에 의사는 내 빼어난 미모(?)가 자기가 환자를 진료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을 했는지 환자들에게 내가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으니까 사진을 하나 대기실에 진열 하자고 해서 갖다준 내 사진을 어느 사이엔가 치워 버렸다. 자기 오피스에 내 사진만 있으니 까 그게 싫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왜 사진을 치웠느냐고 물어 보지는 않았다. 그 사진은 보는 이 마다 정말 예쁘게 나왔다고(실물보다) 감탄들을 하던 사진인데, 그 이유는 내가 사진을 쓸 일이 있어서 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성능이 아주 좋은 카메라로 전문 사진가 공부를 하는 사람이 찍었기 때문, 하도들 예쁘게 나왔다고 야단들을 하여서 나는 좋은 카메라로  전문가 수준의 사람이 찍어서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해 주면서도 한마디 해주었다.“사진은 원래 생긴대로 나오는 법이지요.”혈압 조절이 잘 안되는 또 다른 환자에게 혈압이 높아서 약을 하나 추가하니까 기존의 약은 그대로 먹으면서 새로 처방해준 약은 저녁에 먹으라고 일러 주었는 데 알았다고 하더니 다시 들어와서 하는 말 “먼저 먹던 약은 끊어야죠?” 나는 터지려는 웃음을 참고 있는데 닥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한번 설명을 해주었다.“아, 환자들이 닥터 말을 쉬운 것도 잘 못알아 들을 수가 있구나. 웃을 일이 아니라 아무리 바빠도 천천히 두번씩 설명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지금까지 NP로 프랙티스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내가 아무리 나는 의사가 아니니까….. 하고 나는 의사 만큼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 할지라도 환자들은 MD, NP가 구별이 안되는 법, 내가 입는 흰 의사 가운에는 내 이름 뒤에 NP라고 수가 놓여져 있지만 내 이름 뒤의 내 타이틀을 읽는 환자가 몇이나 될까? 환자들이 의사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내게도 기대하는 만큼 더 많이 노력하고 배워서 환자들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것이 NP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것.환자가 무엇을 물었을 때, 나는 알고 있더라도 의사들 처럼 쉽게 풀어서 금방 설명해 줄 수 있는 실력이 안되니 나는 시간이 되는대로 의사를 따라 다니면서 언제나 의사가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나 귀 기울여 듣는다. 프랙티스를 하면서 하나 하나 배우고 또 알아가는 과정, 배울 게 하도 많아서 아직도 가끔은 내가 어쩌자고 이 공부를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이 강아지 고생이냐? 이런 자조감이 들기도 하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지만 이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서 채워지는 intellectual curiosity 는 언제나 내게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고생 끝에 낙이 온다.' 라는 속담도 있지 아니한가……..NP 일기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여러분의 성원에 힘 입어서 NP일기 단행본을 출판하려고 합니다. 단행본에는 여기에 포스팅 되지 않은 여러 일기와 필자가 미국 생활에서 겪은 여러가지 에피소드 그리고 환자로서 또 직장 동료로서 만난 미국 의사들의 이야기가 실릴 예정입니다. 공급을 결정하기 전에 수요를 파악하려고 하니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입 의사가 있으신 분은 쪽지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책 값은 대략 만 오천원 정도로 예상 됩니다.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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