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필라델피아 CCRN, TCRN 유현민 선생님
  • 조회수: 13304 | 2017.05.16

◆ 미국 간호사를 꿈꾸는, 준비하는 간호사와 간호학생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실미국 동부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Penn Presbyterian Medical Center의 Trauma Surgical ICU (외과 중환자실) 에서중환자 전문간호사 (Critical Care Registered Nurse, CCRN) 및 외상 전문간호사 (Trauma Certified Registered Nurse, TCRN) 로서 근무하고 있는 유현민 (David) 간호사 선생님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 주 (Pennsylvania) 필라델피아에 (Philadelphia) 위치한 Penn Presbyterian Medical Center의 Trauma Surgical ICU (외상 중환자실) 에서 중환자 전문간호사 (Critical Care Registered Nurse, CCRN) 및 외상 전문간호사 (Trauma Certified Registered Nurse, TCRN) 로서 근무하고 있는 유현민 (David) 간호사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했고, 의무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2010년부터 만 3년 간호사로서 근무를 했습니다. 2014년 병원에 학업 휴직계를 내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왔고 좋은 기회로 취업에 성공하여 항암제 infusion hospital, Long-term acute care hospital을 거쳐 지금은 미국 랭킹 9위, 펜실베니아 주 1위 병원 Penn Medicine에서 미국 간호사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UPenn) 입학하여 미국 간호대학원 중 1위 프로그램인 Adult-Gerontology Acute Care Nurse Practitioner Program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Full-time 간호사로 일하고 대학원에서는 Part-time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 삼성서울병원에서 ▲ Penn Medicine 간호사 ID)

 

(▲ 유펜NP과정 ▲ CCRN자격증)

 

 

CCRN이외에도 간호사의 진로 분야가 다양할 것 같은데요? 한국과 같거나 다른 간호사의 호칭? 분야는?

 

미국에는 간호사로서 취득할 수 있는 Certification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 Certification에 아직 정확한 한국 명칭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Certification’이나 ‘전문간호사 자격증’이라고 부릅니다. 그 해당 분야에 전문지식을 (Expertise) 가진 간호사들이 가지는 자격증이니까요. 하지만 이는 한국에서 일부 간호대학원이 제공하는 전문간호사 ‘석사’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제가 처음 취득했었던 자격증은 종양전문간호사 자격증인 OCN (Oncology Certified Nurse) 이었고, 현재는 종양간호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갱신을 하지 않고 2016년에 중환자 전문간호사 자격증, 그리고 올해 외상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병원에 따라 자격증을 가진 간호사에 대한 대우가 조금씩 다른 편이긴 하지만 자격증 취득 시 대우와 보상을 해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모든 Certification들이 똑같은 대우를 받지는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획득하기 힘든 Certification들이 있기 때문이죠.

어떤 Certification들은 (예: ACLS, TNCC 등등) 수업을 듣고 간단한 테스트를 보면 취득할 수 있는 반면, 어떤 것들은 (예: CCRN, PCCN, CEN, TCRN 등등) 각 분야에 대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Certification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Certification이 동등한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는 점 알려드리고 싶네요.

굉장히 많은 자격증이 있지만 제가 추천하는 분야별 미국 간호사 자격증은 아래에 기재해두겠습니다.

  • 병동: PCCN (Progressive Care Certified Nurse)
  • 중환자실: CCRN (Critical-care Certified Registered Nurse)
  • 수술실: CNOR (Certified Nurse, Operating Room)
  • 응급실: CEN (Certified Emergency Nurse)
  • 정신과: PMHN (Psychiatric Mental Health Nurse)
  • 혈액종양: OCN (Oncology Certified Nurse) or BMTCN (Blood and Marrow Transplant Certified Nurse)
  • 호스피스: CHPN (Certified Hospice and Palliative Nurse)
  • 산부인과/분만장: RNC-OB (Inpatient Obstetric Nursing Certification)
  • 외상: TCRN (Trauma Certified Registered Nurse)

 

 

미국 간호사가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외과중환자실에 간호사로 일할 당시 원내에서 제공했던 중환자 간호과정을 1등으로 수료했었습니다. 그 부상으로 미국 중환자 간호협회에서 (AACN) 매년 주최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중환자 간호학회, NTI를 (National Teaching Institute) 무료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부상이 굉장히 크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1등을 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납니다. 제가 참석했던 학회는 보스턴에서 개최된 2013년 학회였죠. 그 때 태어나서 처음 미국 땅을 밟아봤습니다.

학회를 참석하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은 미국 간호사들은 본인들이 ‘간호사’인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간호사로서의 열정과 애정을 자주 표현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학회를 참석한 10일이라는 기간은 그 사실을 인지하는데 충분했지만 ‘왜 그럴까?’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부족했죠. 한국에서 일할 당시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간호사들의 자기 직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 미국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학회 참석이 제가 미국을 조금 더 경험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죠.

 

(왼쪽부터 ▲ 중환자 간호과정 1등 수료식 ▲ 상장)

(▲ 보스턴 중환자학회 참석)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지금의 목표를 이루셨나요? 준비기간과 준비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미국 간호사를 준비하는 일반적인 경로와는 조금 다르게 취업을 했습니다. 보통은 한국에서 엔클렉스 (NCLEX-RN) 합격하고 비자스크린에 필요한 아이엘츠 (IELTS) 점수를 확보한 뒤 미국 혹은 한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어 미국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미국에 어학연수를 온 상태였고 미국 병원과 직접 계약을 맺어 H1 Visa (Work visa) 와 영주권 진행을 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거의 불가능한 취업 경로라고 들었는데 의사소통에 무리 없는 영어실력과 중환자실 경력, 그리고 그 당시 가지고 있었던 종양 전문간호사 자격증이 (Oncology Certified Nurse, OCN) 취업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어공부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로 근무할 당시 토플 학원을 다니면서 조금씩 하긴 했지만 3교대를 하면서 학원을 다니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매달 이브닝 근무를 많이 신청하고 오전에는 학원에 가고 그 뒤 이브닝 근무를 하는 생활을 반복했었습니다. 이브닝 근무를 좋아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물론 나이트 근무한 날도 근무 마치고 학원 오전 수업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런 준비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 어학연수 동안 찾아온 일생일대의 취업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로서 간호사 문화나 병원이나 근무의 문화, 시스템 등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굉장히 다양한 부분에 대해 미국 간호사와 한국 간호사 비교를 포스트해 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꼭 하나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Clinical Ladder System (CLS), 한국말로 ‘경력사다리 시스템’입니다. 간호관리학 교과서에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어있는데 일반 회사원들이 경력과 성과에 따라 진급을 하는 것처럼 간호사에게도 이런 ‘승급’이란 개념을 부여하고자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정책입니다. 한국의 몇몇 대형병원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좀 더 보편적으로 행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언급하고자 합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에는 CARP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The Clinical Advancement Recognition Program (CARP). Penn Medicine이 사용하는 경력사다리 제도입니다. Clinical Nurse (CN) I 부터 V까지 있습니다. 편하게 CN I, CN II, CN III, CN IV, CN V 라고 부르죠. 이 단계별로 연봉이 다릅니다. 그냥 다른 것이 아니라 연봉이 많이 오르는 편입니다.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 반드시 채워야 하는 경력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 기간만 채우면 무조건 승급대상자가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CN I이 CN II가 되기 위해서는 만 1년의 경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기간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승급에 필요한 다른 것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각 단계별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CN II가 CN III가 되려면 병동 내 두 개의 위원회 활동, 프리셉터, 차지 간호사 업무, 일정 시간 교육 및 학회 참석, 각종 자격증 시험 준비 등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단계가 올라가면 조금 더 중한 환자를 돌봅니다. 돈을 많이 받는 만큼 일도 많이 하죠. 하지만 그만큼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죠. CN IV들의 어깨는 어째서인지 더 넓어 보인달까요? 다른 간호사들의 존경도 많이 받고요. 뚜렷하게 구분된 승급 체계와 확실한 보상.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간호사 본인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도록 동기부여 받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력사다리는 중환자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서에 전부 적용됩니다.

 

(▲ Trauma ICU 크리스마스)

(왼쪽부터 ▲ Penn Medicine Trauma ICU 동료들과)

 

 

펜실베니아 주 랭킹 1위 병원 Penn Medicine으로 채용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미국 병원의 채용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미국 최고의 병원 중 하나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1년 반 동안은 항암제를 주로 다루는 방문간호사로 일을 했고 그 뒤에는 반년 정도 Long-term acute care hospital 에서 일을 했습니다. 한국으로 보면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의 준종합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 일 시작할 당시는 영어가 불완전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죠. 하지만 그 2년동안 계속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병원에 취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병원’이 아니라 ‘부서’에서 간호사 채용을 담당합니다. Nurse manager (수간호사) 가 부서의 전체 예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가능하죠. 그래서 간호사들은 병원이 아니라 부서에 직접 이력서를 넣습니다. 인사과 (Human Resource, HR) 에서 먼저 이력서를 검토한 뒤에 Nurse manager와 인터뷰를 잡아줍니다. 소규모 병원의 경우에는 보통 Nurse manager와  한 번 인터뷰를 보는데 규모가 큰 병원 같은 경우는 HR팀과 한 번, Nurse manager와 한 번, 총 두 번의 인터뷰를 보는 편입니다. 이력서를 온라인을 통해 넣고 나면 빠르면 4일에서 늦으면 1달 정도 안에 전화로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연락이 옵니다.

팁 하나를 드리면, 미국에서는 인터뷰를 마칠 때쯤 대부분의 Nurse manager가 질문이 있냐고 묻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두 가지 정도의 질문을 준비해가면 좋습니다. 보통 부서에 관련되어 궁금한 점을 질문하시면 됩니다.

 

 

한국의 임상경험, 경력이 미국 병원 채용 시 한국 경력에 대해 인정이 되나요? 추천하는 임상파트는?

 

병원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생각보다 한국에서의 임상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병원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운이 좋게도 한국에서 일했던 경력 모두를 인정받았습니다. 미국은 경력에 따라 연봉이 다르게 체결되기 때문에 채용 전 한국에서의 임상 경력이 있다는 것을 꼭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중환자실 출신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 중환자실 경력을 (Critical care experience or experience in acute care setting) 가장 인정해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꼭 중환자실 경력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에 어디에서든 경력은 1년 혹은 1년 8개월 이상은 있어야 일을 구하기 쉽습니다. 미국에서 작은 병원들도 경력 있는 간호사를 채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레이닝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이죠. 미국인들조차도 갓 졸업한 신규 간호사들은 병원에 (특히 큰 병원) 바로 취직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Nursing home이나 소규모 병원에서 경력을 쌓고 큰 병원에 도전하는 편이죠. BLS 자격증은 필수, ACLS 자격증까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본인이 원하는 부서와 관련된 Certification이 있으면 좋습니다.

미국 취업의 기본은 ‘영어와 경력’ 그리고 더불어 중요한 요소는 '본인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 삼성서울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한국은 3차 종합과 2차, 병의원으로 구분을 하는데, 미국은 어떤 체계인가요? 의료현장의 역할과 업무는 분배와 협업이 철저한가요?

 

미국은 약간 다릅니다. Medical center/University hospital – Hospital – Long-Term Acute Care (LTAC) hospital – Nursing home/Urgent Care/Clinic으로 구분됩니다. 미국에는 대학병원이 많지 않습니다. Nursing home은 한국의 요양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교적 환자의 중증도가 낮은 편입니다. 환자의 회복 정도가 집으로 퇴원시킬 정도가 아니라 입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낼 곳(집)이 없기 때문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국은 한국처럼 가족들이 근처에 사는 경우가 드물어서 보살펴줄 사람이 없는 경우 가족들이 부모님을 Nursing home에 맡겨놓는 경우가 흔합니다.

Clinic은 한국의 의원/클리닉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LTAC은 (엘텍이라고 부릅니다.) 인공호흡기나 투석을 다룰 수 있고, 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 병원입니다. 대학병원에서 Acute care를 받고 난 뒤 집이나 Nursing home으로 바로 가기에는 아직 이른 환자들을 LTAC으로 전원 시킵니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이나 (MI) 뇌졸중을 (Stroke) 겪은 이후에 환자가 Tracheostomy시술을 받고 다른 문제들은 해결됐지만 아직 인공호흡기 이탈이 안된 경우 LTAC에 보냅니다. Nursing home보다 중증도가 조금 높은 환자들이 갑니다.

미국은 인력이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Nurse practitioner, respiratory therapist, monitor technician 등등 한국에는 없는 직업들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죠. 업무 분배가 정확하지만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일하는 편입니다. 모든 병원, 부서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간호사가 환자 사정, 환자 교육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진 편입니다.

 

 

영어 때문에 고민이 많은 간호사가 많을 텐데요, 선생님은 영어 실력이 어떤 단계일 때, 시작했나요? 영어 팁을 준다면?

 

대학 졸업 토익 성적은 500점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병원에서 일하고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죠. 노력한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영어공부 관련해 두 가지 드리고 싶은 조언은 꾸준한 공부로 기초를 다지고, 기초를 다진 이후에는 어떻게 해서든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할 당시는 ‘영어시험’을 위한 영어를 공부했다면 미국에 와서는 정말 ‘기초 영문법’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정확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솔직히 언어를 배우려고 하면 문법을 당연히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미국인들은 영어가 자연스럽게 익혀진 언어라서 문법에 관해서는 잘 몰라요. 한국인에게 국어 문법을 물어보면 '왜긴 왜야, 당연히 이게 아니라 이거지, 정확한 이유는 몰라' 이런 식의 대답일거에요. 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I enjoy playing tennis는 맞고 I enjoy to play tennis는 틀렸냐고 물어보면 왜인지 설명은 못합니다. 하지만 전자가 맞고 후자가 틀린 건 알죠. 물론 후자를 실생활에 사용한다고 해서 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도 어쩔 수 없는 ‘언어’이기 때문에 자꾸만 사용을 해야 실력이 늡니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죠. 전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할 당시보다 미국에 와서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한국에서 다니던 병원에 학업 휴직계를 내고 모아둔 돈으로 미국에 어학연수를 왔을 당시에도 영어를 배우기 위해 단순히 학교만 다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인과 함께 한 집에 살면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실력이 빨리 늘 수 있었죠. 굳이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는 방법이 아니라도 어떤 식이로든 계속 영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영어 실력이 늡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정말 많습니다. 간호학과를 다니면서 그리고 한국/미국 간호사로 일하면서 기쁘고 행복한 일들, 슬프고 좌절스러운 일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왜인지 이 질문을 읽고 난 뒤 바로 생각났던 순간은 미국 중환자 간호학회를 참석하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가 보스턴 공항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의 순간입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미국 땅을 밟아보지도 않았는데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체적인 미국행을 계획했습니다. 그 때 사진은 아직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때의 설레는 순간을 떠올리곤 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 한 번씩 꺼내보곤 합니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이 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 보스턴 공항 도착 직전의 모습)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는데 병원 밖의 생활도 궁금합니다. 다른 하시는 일이나 활동, 취미가 있나요?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2016년부터 한국 간호사, 학생 간호사, 미국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할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비록 병원 일이 바쁘고 대학원 생활이 바쁘지만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운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블로그에 대해 회의적이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되면서 지금은 블로그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8월에 예정된 한국에서의 휴가입니다. 저는 미국에 지내면서 향수가 심한 편이라 1년에 한 번은 꼭 한국에 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대학원 방학이 8월 밖에 없기 때문에 무더운 8월에 한국을 방문할 수 밖에 없지만 벌써부터 잠을 설칠 만큼 많이 기다려집니다. 친구들,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 간호사, 학생 간호사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외생활로 한국이 그리울 때가 있나요? 극복은 어떻게 하시나요?

 

제가 미국에서 지내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점입니다. 저는 가족이 전부 한국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듯 향수가 심한 편입니다. 제가 있는 미국 동부는 한국 시간과 정반대라서 (13시간 차이) 가족들과의 통화도 원활하지 못한 편이죠.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뀌어 있으니까요. 미국에 있는 한국 음식점에 가서 한국 음식을 먹으면 조금 괜찮아질 때도 있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서 한국말로 대화를 하다 보면 괜찮아질 때도 있습니다. 한국 TV 프로그램 시청은 가급적 피하는 편입니다.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한 번 보고 나면 끊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초기 미국 생활 적응기에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밤을 샌 적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향수를 극복하기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죠. 그래서 가급적 1년에 한 번은 가려고 노력합니다.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나면 향수가 거짓말처럼 사라지죠. 그리고 그 날만 기다리면서 또 활기차게 생활할 수가 있답니다.

 

(▲ 삼성서울병원 신규간호사 일대백 출연 당시)

 

 

간호사가 원래 꿈이었나요? 해외간호사를 꿈꾸는 많은 너스케입 회원들한테 한 말씀 해주세요.

 

간호학과를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도 종종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피하고 싶은 질문인데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죠.Why didn't you become a doctor instead of a nurse? (왜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 선택했어?)간호사 혹은 간호학생들 중에 (특히 한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이 질문을 안받아본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하는 일은 많이 다른데, 간호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일들이 있는데 그걸 완전히 무시하고 '의사가 간호사보다 좋다.' 는 암시를 담고 하는 질문이라서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간호학과 1학년, 2학년 때만 해도 내가 왜 간호학과에 왔는지, 정말 내가 이 학문/직업을 좋아하는지 항상 의구심에 차 있었습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공부. 그래서 성적도 그저 그랬고 열정이랄 것도 없었죠. 그래서 그 당시엔 가족들,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생각했던, 만족할만한 답을 꺼내지 못하고 대충 얼버무리고 있는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졸업 후 간호사로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직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좋았고 꾸준한 공부로 인해 내가 하고 있는 간호의 evidence를 알아가면서 학교 다닐 때는 갖지 못했던 열정과 애정이 생겨났죠. 그 이후로 간호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고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 전문성을 향한 노력과 도전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바탕으로 최근에 와서야 위와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First of all, doctors and nurses are two different professions that have the same goal of patients' well-being. Nursing is what I like and what I am passionate about. And nursing is what I am good at. Do you know what people like is not always what people are good at? For me, happiness is to do something you like and do it very well. That's why I always think I am a very happy person. I like my job and I think I am quite good at it."

(먼저,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두 개의 다른 전문직이야. 왜 간호사냐고? 그 이유는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내가 열정을 가지면서 하는 일이고, 또 내가 잘하는 일이야. 사람들이 어떤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다 그 일을 잘하지는 않아. 내게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또 그 일을 잘해내는 거야. 그렇기에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나는 내 일을 좋아하고 또 제법 잘하거든.)

너스케입 회원 분들도 ‘간호’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간호사를 위한 근무 환경도 조금씩 개선되었으면 좋겠고요. 가끔은 간호학 공부 혹은 간호사 일이 너무 힘들어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말씀 드리고 싶은데 여러분들이 하는 이 일은 정말 가치 있고 소중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간호사라는 것에 대해 조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고 이 일에 대한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간호사 그리고 미국 간호사 모두를 경험해봤지만 미국 간호가 모든 점에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미국을 경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간호와 관련하여 충분히 배울 점이 많은 곳입니다.

 

(왼쪽부터 ▲ 삼성서울병원 신규간호사 시절 ▲ 삼성서울병원 마지막 근무 날)

 

 

간호사로서 또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립니다.

 

저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항상 한국인이라고 제 자신을 소개하고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한국 간호 발전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한국에서도 간호사로서 일했었고, 지금은 미국에서 간호사로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 근무 환경 (Work environment) 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면서도 임상에 가급적 오래 남아있고 싶습니다. 저는 환자를 돌보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끼는 ‘간호사’ 니까요.

꿈과 열정, 그리고 노력이 뒤따른다면 불가능은 없다는 말, 그것을 직접 제 삶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너스케입에 방문하는 회원님들이 제 인터뷰를 읽으면서 잠시 잊어버리고 살았던 꿈과 열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저는 무척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 인터뷰이 상시모집 ☞ http://goo.gl/Q0iF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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