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lkes-Barre General Hospital 미국간호사 박준현 선생님
  • 조회수: 17359 | 2015.06.22

현재 근무하는 곳과 분야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Wilkes-Barre라는 미 동북부 Pennsylvania주에있는 작은 소도시에요. 과거에 번창했던 광산도시구요. 일하고있는 병원의 이름은 Wilkes-Barre General Hospital, 한국으로 치자면 Wilkes-Barre 종합병원정도이겠네요. 일하고있는 분야는 암환자와 호스피스이구요. 주로 항암치료나 항암치료로 부터오는 부작용때문에 오는 입원환자분들, 그리고 악성 종양으로  최근 진단 받은 환자분들이 많이들 오세요. 그리고 호스피스 환자분들은 대부분 기존의 말기 암환자분들이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했다가 호스피스 환자로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특별히 Oncology/hospice floor에 지원하신 건가요? 이유는?

처음 병원에 입사하였을 때는 정신병동에 있었는데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에 오프닝이 생겨서 지원한거구요. 이유는 간호대학에서 마지막 실습이 Fox Chase라는 필라델피아에있는 암전문 병원이었는데 그곳에서 암말기환자의 케어를 맡았었어요. confusion상태의 한 환자가 아내에게 "의사가 나를 퇴원시킨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그의 아내가 가망이없어서 닥터가 포기한다고 생각하고는 저를 껴안고 16년을 버텨왔는데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며 통곡을 하셨죠. 오해는 풀렸고 그 환자분은 일주일 후에 돌아가셨구요. 그리고 그의 아내가 그다음날 마지막 짐을 정리하러 오셨을 때 저의 손을 붙잡고 남편의 마지막을 끝까지 잘 보살펴줘서 고맙다며, 저보고 좋은 간호사가 될 거라고 말을 해주셨구요.  그때부터 암병동으로 가고 싶었어요.


한국과 비교했을 때의 미국 병원 시스템과 간호사의 업무, 진출분야 같은 상황이 궁금합니다.


한국과 비교를 하기에는 제가 한국의 간호 시스템에 대해 너무 알지 못해서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간호사 개인의 자율성이 중요한데요. 간호사들끼리의 연공서열로 차별하는 일은 없구요. 간호사가 자기 환자 케어에 결정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거라 서로 도와가면서 일을 해요.
미국 병원의 시스템을 설명드리자면.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주치의(family doctor)가 있구요. 주치의가 없거나 주치의가 병원에서 활동할 privilege가 없다면 hospitalist라는 병원에 계약된 닥터가 주치의가 되어 환자의 입원동안 케어해요.
제가 근무하는 직장은 3교대 8시간(일주일 40시간), 격주로 주말 근무이구요. 다른 많은 병원들은 대부분 2교대 12시간 (일주일 36시간), 3주에 한번씩 주말 근무에요. 오전 shift는 간호사 한명에 환자 4~5명, 오후 shift는 간호사 한명에 5~6명, 야간 shift는 6~8명정도구요. 간호사 한명이 의사 오더를 받고 전반적인 환자 케어에 관한 모든 것에 다 관여해요. 각종 검사의 결과들을 다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 닥터에게 연락을 하구요.
전문의나 외과의사가 아닌 주치의들 모두가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서도 자신의 예약 환자들을 보기에 하루에 한번 잠깐 와서 환자를 보고 오더를 업데이트 하거나 체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거나 퇴근해버립니다. 그래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주치의에게 연락을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오더를 받아야 하는데 주말이나 늦은 저녁은 주치의가 아닌 다른 닥터가 커버를 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 주치의가 아니기에 간호사의 상황 설명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닥터가 오더를 줍니다.
미국의 의료 시스템 특성상. 대부분의 입원 환자들은 거동이 매우 불편하고 delirium이나 confusion이 심한 상태가 되서 입원을 해요. 대소변을 못가리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심한 욕창이 있는 경우도 대다수이구요.
간호사들의 진출분야라면 매우 다양해요. 가정방문 간호사에서 처방과 진단을 할 수 있는 Nurse practitioner까지. 의료 시스템에서 환자의 상태 assessment을 하고 케어가 필요한 곳이라면 그곳에는 꼭 간호사가 있습니다. CRNA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s)라고 마취 전문 간호사도 있구요.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그리고 업무 외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저와 동갑내기 환자였는데요. 대장암 말기에 간으로 전이된 상태로 입원을 했죠. 14살에 대장암 진단을 받고 16년을 투병 끝에 작년 12월에 저희 병원에서 숨을 거뒀어요. 제가 케어한지 둘째날이었는데 막 씻는걸 도와주고 나와서 다른 환자의 방에 들어가려던 순간에 환자의 아버지가 뛰어나와서 저를 찾았고 들어가 보니 분명 방금 제가 비웠던 그녀의 ileostomy 벡이 빵빵하게 가득차 있었죠. 그래서 그녀의 가운을 들쳐보니 1리터 벡안에 피가 가득차 있어서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구요. 바로 뛰쳐나가서 다른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급하게 주치의를 호출했죠. 데스크에서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는데 도와주러 들어간 간호사 한명이 5분도 안되어 뛰쳐나와서 피가 멈추지 않고 거의 1리터의 피가 더 나왔다. 라고 말을했죠. 그래서 병원에서 몇일 전 공지로 사용 금지명령을 내린 병원 스피커 폰으로 “Any surgeon in the house, please call 5200 (건물에 있는 어느 외과의사든지 5200번으로 전화주세요)” 이라고 외쳤죠. 운 좋게 외과의 두분이 뛰어왔고 침대에서 제가 짧은 리포트를 한 뒤 바로 간이수술로 들어갔죠. 환자가 출혈로 의식을 잃지 않게하기 위해서 트렌델렌버그 자세로 바꾸고 옆에서 식염수 벡을 쥐어 짜면서 계속 외과의의 질문에 답했죠. 운좋게 정맥의 출혈을 막을 수 있었고. 그 후에 그녀를 중환자실로 이송했어요. 그렇게 3일 후에 다시 안정이 되서 저희 플로어로 돌아왔고 그 이후 그녀가 숨을 거두기까지 3개월을 같이 보냈습니다. 병실에서 간호사들이 모여 그녀의 생일 파티를 해줬고 그 이외에도 많은 헤프닝이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그녀가 숨을 거둔 날에 저와 다른 간호사가 같이 사망 선고를 했구요.


20대 후반, 간호대학 입학으로 미국 간호사로 꿈을 키우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14살에 이민을 와 17살에 미국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퇴하고 나와 돈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다가 사업에 실패하고 좌절해 있는 때에 간호사를 누나로 둔 친구가 지나가듯이 “남자 간호사 돈 잘번데” 이 한마디에 무작정 간호대에 들어가보겠다고 교양과목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간호대학의 커리큘럼이 궁금합니다! 임상실습이 있나요? 한국 SN들의 다수는 임상실습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기가 어려운 실정인데 미국은 어떤가요?

미국 간호대학의 커리큘럼을 한국의 간호대학과 비교하기에 한국의 대학교육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여서 비교는 힘들지만. 일단 과목은 매우 비슷해요. 간호대 신청은 고등학교 과정 영어, 수학, 과학만 이수했다면 신청은 가능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든 교양과목을 모두 이수한 후에 신청을 해요. 커리큘럼이 짜여있기는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직 간호 수업 하나만으로 일주일에 수업 6시간 이틀 그리고 실습 8시간 이틀. 이렇게 일주일에 4일을 차지하게 되서 모든 교양과목을 이수하지 않고서 간호 수업을 시작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첫학기에 F를 받고 제적되는 편이에요. 미국 간호대학은 실습을 매우 중요하게 봐요. 임상에서 Central line이외에 모든 것을 환자와 그 환자 담당 간호사가 허락하는 한 모두 다 해요. 물론 간호 교수님과 함께해요. 제가 나온 간호대학은 시험 점수가 아무리 좋아도 임상실습을 통과하지 못하면 제적이 되구요. 실습 2년동안 경고 3번이상 누적될 경우 제적이 되구요. 임상 실습하는 동안 교수님께서 환자에게 약을 줄때 예를들어 혈압약인데 혈압을 체크하지 않고 약을 환자에게 건네려고 하면 경고, 배정받은 환자의 케어에 관한 기습질문에 대답을 하지못해도 경고. 이런식으로 솎아네겠다. 라는 느낌으로 임상 실습에 매우 중점을 두었죠. 저희 간호대도 125명으로 시작했는데 많은 수가 제적을 당하고 90명 정도만 졸업했어요.


임상 실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러가지 기억이 나지만 임상 실습 첫날 MRSA환자를 맡았는데 접촉 격리여서 가운과 장갑을 착용한 채로 들어갔다가 청진기를 가지러 가운을 그대로 입은 채로 환자 방에서 걸어나오다 바로 앞에서 그 플로어 수퍼바이저와 맞닥뜨렸어요. 그 수퍼바이저가 저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당장 들어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일로 경고를 받아 MRSA와 격리조치 환자의 케어에 대해서 리포트를 쓰고 간호대 동기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도 최근 남자 간호사의 비율이 많이 늘고 있는데, 미국의 남자 간호사의 비율이나 인식과 대우 등의 전반적인 모습은 어떤가요?

남자 간호사의 비율은 8:1정도이구요. 주로 남자 간호사들은 중환자실이나, 수술실, 응급실 그리고 마취간호사 같은 스페셜티가 있는 간호파트로 많이 들어가요. 대우가 더 좋다 나쁘다라고 말 할수는 없지만. 수술실이나 응급실 같은 경우는 남자 간호사를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인 경향은 있어요. 나이가 많은 환자분들은 가끔 의대는 언제가느냐고 물어보시는 환자분들도 있구요. 다른 여자 간호사들은 남자 간호사들한테 조금 더 쉽게 도움을 부탁하는 편 정도에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을 해 보신적 있으신지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해보고 싶어요. 어릴때 한국을 떠나와서 한국에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아직까지는 고향이고 언제고 다시 한번 꼭 돌아가고 싶은 곳이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 말씀 해주세요.

앞으로의 계획은 Nurse Practitioner가 되는걸 목표로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게 목표이구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요. 일을 하면 할수록 더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되는거 같아요.

 

 
미국간호사를 희망하고 도전하는 한국의 여러 간호사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미국과 한국의 보험에서부터 문화까지 의료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요. 확실히 미국의 의료체계가 간호사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주는 편이죠. 하지만 그만큼 간호사에게 많은 책임을 묻기도 하구요. 그리고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건 영어라고 생각해요.  
임상실습 중에 한국에서 간호사 20년차이셨던 간호사 선생님 두분을 만났었는데 그 분들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이나네요. 한국과 미국의 병원이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간호라는게 결국은 아프고 괴로운 환자 옆에서 손 한번 더 잡아주고 '괜찮다. 내가 여기있다 괜찮다.' 라고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간호라는게 거기서 시작하는 거라며 말씀을 해주셨어요. 비록 언어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간호의 본질은 같다고 봐요. 도전을 원하시는 여러 간호사분들 화이팅!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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